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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엔 1.8조원 VS 수출·벤처엔 1.4조원…단기처방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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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경기대응·민생경제 긴급지원에 총 4조5000억원 투입

일자리엔 1.8조원 VS 수출·벤처엔 1.4조원…단기처방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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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김민영 기자] 정부가 24일 발표한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규모만 놓고 보면 미세먼지(1조5000억원)보다는 경기 대응(4조5000억원)에 방점이 찍혔다. 올해 들어 예상보다 수출 감소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추경안 사전 브리핑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현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하지만 이번 추경안에 포함된 주요 사업을 살펴보면 경기 활성화의 마중물보다는 직접일자리를 만들고 실업급여를 확대하는 식의 단기 처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부 사업의 경우 시급한 경기 활성화와는 거리가 있어 추경을 계기로 예산만 늘린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직접일자리 확대에 쏠린 추경= 정부는 추경에 1조8000억원의 일자리 예산을 책정하고 약 7만3000개의 직접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노인 일자리 인원을 3만명 확대하고 위기ㆍ재난지역 등 고용 여건이 어려운 지역에 지원하는 공공일자리인 희망근로를 1만2000명, 자활근로는 1만명 확대하는 내용이다. 또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4200명), 신중년 사회공헌 및 경력형 일자리(6000명), 지역 공동체 일자리(4000명), 숲 가꾸기 일자리(3150명)도 포함됐다. 이미 올해 제공하는 노인과 여성,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직접일자리가 96만3000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100만개를 넘게 된다. 본예산(23조원)을 포함하면 올해 전체 일자리 예산이 25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일자리 예산에는 실업급여용 예산 8000억원도 포함됐다.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지원 인원도 10만7000명 확대하기로 했다.


반면 민간 투자 활성화에 배정된 추경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에서 2640억원을 출자했으며 해외 진출을 위한 신규 펀드 조기 조성에는 250억원이 책정됐다. 수출 바우처에는 208억원, 해외 전시회 확대 등에는 60억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또 초기 창업기업을 위한 혁신창업펀드와 스케일업 전용 펀드 신설에 각각 1500억원과 500억원, 유망 기업 발굴 지원 사업(TIPS)에 130억원이 배정됐다. 수출과 벤처 활성화 등을 합치면 1조1000억원이다. 신산업 촉진 사업 3000억원을 합쳐도 1조4000억원으로, 일자리 예산을 밑돈다.


전문가들은 추경이 우리 경제의 저성장 구조를 뜯어고치기보다 단기적인 경기 부양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연내 집행해야 하는 사업에 대해서만 추경안에 포함할 수 있는 사정은 알지만 우리 경제에는 근본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경기 대응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노후 지방 사회간접자본(SOC) 교체를 포함해 사실상 여러 사업이 흩어져 있는 지역 사업의 경우 경기 대응 효과는 작고 취로사업과 비슷한 결과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불필요한 복지보다 경제 구조를 뜯어고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차라리 습관적인 추경 편성을 하지 말고 본예산에 제대로 된 정책을 담았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탕 삼탕 대책 수두룩= 추경에 포함된 경기 대응 사업 가운데 신규 사업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이라크 등 초고위험국에 진출하는 기업에 대한 특별 금융 지원 프로그램(수은 출자ㆍ500억원), 40~50대 중심의 예비 창업자에 대한 중ㆍ장년 예비창업패키지 신설, 스케일업 전용 펀드 신설(500억원), 유망 기업 발굴ㆍ성장을 돕는 TIPS 사업, 소상공인폐업지원센터 신규 설치(13억원) 등 6개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중화권 관광객 유치 마케팅 강화(20억원), 외래 관광객 편의 서비스 확충(23억원), 관광 사업 분야 투ㆍ융자 지원 확대(370억원) 등은 본예산을 증액한 사업들로 시급한 경기 대응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평가다. 소상공인 전용 결제 시스템(제로페이) 확충(76억원) 사업 역시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경영 애로 해소에 방점이 찍혀 있을 뿐 국가재정법에 규정된 '경기 침체, 대량 실업' 요건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기재부 관계자는 "민생 경제와 영세 자영업자는 경기가 악화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계층이라 경기 대응 추경에 포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총선을 앞두고 대책들을 급조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추경 규모도 애매해 정부가 원하는 효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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