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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39> 쓸개를 지키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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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쓸개 빠진 놈’이라는 말이 있다. 하는 짓이 줏대가 없고 사리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 쓰는 말이다. 요즘 담석증을 비롯하여 쓸개에 생긴 문제로 쓸개절제 수술을 받고 쓸개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누구도 ‘쓸개 빠진 사람’으로 행동하지 않으니, 그렇게 비유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쓸개는 간의 왼쪽 엽과 오른쪽 엽 사이에 위치한 7~10cm 가량의 길쭉하고 작은 주머니로 담낭이라고도 부른다. 간에서 만든 쓸개즙(담즙)을 수분을 줄이는 방법으로 3~10배로 농축하여 저장한다. 지방이 들어있는 음식물이 소화관에 들어올 때 호르몬의 신호를 받아 쓸개관(담관)을 통하여 십이지장으로 쓸개즙을 분비한다. 쓸개즙의 농축과 저장, 분비가 쓸개가 하는 전부다.

쓸개에서 쓸개관을 통하여 십이지장에 들어오는 쓸개즙은 지방을 분해하여 지방의 소화를 돕는다. 비타민 A, D, E, K와 같은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돕기도 하며,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기능도 한다.


쓸개즙의 저장과 운반으로 대표되는 쓸개와 쓸개관의 기능 때문에 쓸개 질환은 대부분 쓸개즙이 통과하는 쓸개관이 막히는 데서 출발한다. 쓸개즙은 대부분의 물과 담즙산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담즙산염의 주요 성분은 콜레스테롤과 헤모글로빈이 분해되어 만들어지는 빌리루빈인데, 콜레스테롤과 빌리루빈의 농도가 높아지면 굳어져 돌덩어리인 담석이 만들어진다.


담석은 주로 쓸개 안에 많이 생기지만, 쓸개관에 생기기도 하는데, 보통은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증상이 없으면 치료할 필요가 없다. 담석이 쓸개의 입구나 췌장관을 막으면 통증이 매우 심하며,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담석으로 복통이 심하거나 황달, 급성 췌장염이 있을 때는 대부분 복강경 수술로 제거하며, 약물로 용해시키는 방법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복강경 수술로 쓸개를 절제할 때 수술 부작용은 크지 않아서 몇 주 지난 뒤부터 대체로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 다만 쓸개즙이 저장이 안 되기 때문에 간에서 십이지장으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문제가 있으므로 건강하고 균형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수술 후 드물게 담낭암에 걸리는 사람이 있다(전체 담낭암 환자의 1-3%).

최근 우리나라의 담석증 환자 수는 증가추세에 있다. 2014년 123,399명에서 2018년 177,082명으로 증가하였다. 2018년 담낭담석 환자가 135,938명으로 담도담석 환자 41,144명보다 훨씬 많았다.


담석증은 치명적인 질병은 아니지만, 쓸개를 제거하는 치료보다는 예방이 바람직한데, 건강한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은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통곡식을 충분히, 그리고 견과류를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비만은 담즙의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므로 개선하여야 한다.


담낭암 발생자는 2018년 전 세계적으로는 20번째를 차지하여 환자 수는 많지 않으나, 생존율이 낮다. 우리나라는 10만명당 6.8명이 발생하여 세계 네 번째, 특히 남자는 8.4명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우리나라의 담낭암과 담관암 발생자는 2000년 3,110명에서 2016년 6,685명으로, 사망자는 2000년 2,661에서 2017년 4,717명으로 증가하여 전체 암 사망자의 6.0%를 차지하였다.


담낭암과 담관암의 늘어나는 추세와 조기발견의 어려움, 낮은 생존율을 감안할 때 예방이 최선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발암물질(생명이야기 86편 참조)에의 노출을 줄이고, ‘암 도우미(생명이야기 88편 참조)’의 생활을 버리며, ‘생명 도우미(생명이야기 89편 참조)’의 삶을 생활화하여야 한다. 이미 걸린 사람도 같은 방법으로 자연치유를 추구(생명이야기 104편 참조)하는 것이 최선이다.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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