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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를 냠냠…김치녀, 스시녀" 여성이 음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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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를 냠냠…김치녀, 스시녀" 여성이 음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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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불법 촬영물 유포 혐의로 구속된 정준영(30)이 속해 있던 이른바 '정준영 단톡방' 멤버들이 여성을 음식으로 표현 하는 등 여성을 비하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대화 내용을 보면 멤버들은 "그 여자를 냠냠쩝쩝", "소세지 냄새 난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으며 '위안부급'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심리전문가는 여성을 음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과거 일부 남성들의 우월주의에서 비롯됐다고 분석, 현재 일부 젊은 세대도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BBC 코리아'는 그 동안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정준영 단톡방'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대화방에서 일부 멤버들은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의 이름을 언급하며 "먹었다"고 표현했다.


또 다른 멤버들은 "S가 어제 XX 냠냠쩝쩝, 존맛", "독일 여자 소세지 냄새 날 듯", "맛집 평가 좀" 등의 반응을 보이며 시종일관 여성을 음식으로 비유했다.

대화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몰상식하고 구역질 난다", "여러 매체에 버젓이 등장하는 연예인들이 저렇게 도덕성이 낮을 줄 몰랐다" 등 단톡방 멤버들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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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누리꾼은 "정준영 같은 일부 연예인만 문제인 게 아니다"라며 "한국 남성 사회 전반의 가치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여성 비하 발언은 '정준영 단톡방' 멤버들 뿐만 아니라 아예 사회 전반에 걸친 사회적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등 남성 중심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일부 글을 보면 여성을 음식에,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것을 식사에 비유하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일베 회원은 "김치녀는 머리가 비었다. 그래도 스시녀(일본 여성)보다는 맛이 좋다"며 여성을 국적에 따라 각기 다른 음식 이름을 붙여 구별하기도 했다.


이런 여성 비하 발언은 인터넷 커뮤니티 뿐만 아니라 '웹툰', '소설' 등에서도 나온다. 지난해 5월2일 게재된 네이버 웹툰 '연애혁명' 223화에서는 남성 인물이 여성 인물을 자신의 옷으로 가려주는 장면이 등장하자, 남성 친구들이 "아껴뒀다 꺼내먹겠단 소리 같은데"라고 말해 여성을 음식인 것처럼 대상화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9월 공개된 강동수 작가의 세월호 추모 소설 '언더 더 씨'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여학생의 신체 부위를 자두에 비유하는 묘사가 발견돼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사실상 연령대·분야에 상관없이 여성을 음식에 비유해 표현하는 현상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성혐오 / 사진=연합뉴스

여성혐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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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사회에 만연한 '성적 대상화'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성적 대상화는 개인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를 인격이 부재한 물건처럼 취급하는 현상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여성을 음식이나 물건 등에 비유하는 현상은 과거 남성 우월주의적 사고방식이 깊이 박혀 있던 기성 세대에서 용인되던 문화"라며 "이같은 문화가 오늘날 젊은 층에도 퍼져 사회 전반 암암리에 자리 잡게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준영 단톡방’ 등 여럿이 모여 여성을 비하하는 것에 대해서는 "특히 단체 대화방은 여러 명이 모여 대화를 하기 때문에 죄책감과 책임감이 분산된다는 특성이 있다"며 "이같은 여성비하적 생각을 더 과감히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준영 단톡방' 같은 문제는 비단 일부 연예인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전반적 문제"라며 "이를 자각하고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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