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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라이프]동물복지 새 잣대 제시한 '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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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서울대공원의 마지막 돌고래 태지가 결국 제주에 둥지를 틉니다. 서울시는 민간업체에 위탁관리되던 태지를 이곳에 기증하기로 하고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16일 밝혔습니다.


기증처는 제주 중문단지에 위치한 호반호텔앤리조트입니다. 앞서 서울시는 2017년 6월부터 제주 퍼시픽랜드에 태지를 위탁한 상태입니다. 호반건설이 이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복합리조트를 지은 뒤 지난달 명칭을 호반호텔앤리조트로 바꾼 것입니다.

큰돌고래인 태지는 6세 때인 2008년 경기 과천의 서울대공원으로 왔습니다. 일본 앞바다에서 포획된 뒤였습니다. 태지와 달리 남방큰돌고래인 금등과 대포 등 다른 돌고래들과 함께 돌고래 쇼를 하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사정이 바뀌었죠.


시민단체 등이 거세게 동물 복지의 목소리를 높였고, 대공원의 돌고래 쇼장은 문을 닫았습니다. 2017년 태지도 제주로 옮겨졌습니다. 당시 태지와 함께 지내던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는 제주 앞바다에 방류됐죠.


홀로 남겨진 태지의 정신적 충격은 심해 보였습니다. 분수공이 마를 때까지 물 위에 떠 있는 등 불안한 행동을 드러내기 일쑤였죠. 하지만 제주 태생이 아니란 이유로 태지는 제주 앞바다에 방류될 수 없었습니다.

대공원 측은 같은 종의 큰돌고래가 있는 제주 퍼시픽랜드에 태지를 위탁했습니다. 안정을 되찾은 태지를 지켜보며 옛 사육사 등은 태지의 안식처로 퍼시픽랜드를 지목했죠.


이날 시는 호반호텔앤리조트 측과 조건부기증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합의서에는 향후 바다쉼터 이송이나 방류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성사됐을 경우, 이를 실행해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습니다. 앞서 태지는 지난달 말 위탁기간이 종료됐고 거취를 두고 시민단체와 국내외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이어왔습니다.


태지의 현재 나이는 20세로 추정됩니다. 큰돌고래의 수명이 25세인 점을 감안하면 노쇠한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기력이 약해진 태지에게는 지금의 환경이 최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동물복지는 이제 사회적 화두입니다. 제주 바다에 방류된 뒤 5년이 넘도록 새 무리와 어울려 잘 살아가는 돌고래 제돌이와 함께 태지는 새로운 동물복지의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인간의 '기준'이 아닌 동물의 안락한 삶을 잣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전례를 만든 것입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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