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 왔다…기지개 켠 '주택담보대출' 상승세 시작

3월 은행권 가계대출 2조9000억원 증가…전달 증가분 대비 4000억원 늘어

주담대가 증가세 이끌어…전세 수요 꾸준, 입주물량 증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봄 이사철이 시작되며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이 기지개를 켜고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신규아파트 입주를 위해 집단대출이 늘었고, 전세자금 수요도 꾸준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은 2조9000억원 증가했다, 2월 증가폭(2조5000억원)보다 소폭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2월 2조4000억원에서 3월 2조8000억원으로 4000억원 늘었다. 전세자금대출은 같은 기간 2조3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신규 입주에 따른 집단대출이 1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을 보면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12월(2만9000호)부터 늘기 시작했는데 1월 2만1000호, 2월 2만4000호, 3월 1만9000호였다. 한은 관계자는 "차례대로 입주하면서 누적 입주 물량이 쌓여가며 주담대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주택매매거래는 여전히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서울, 경기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집중 돼 있어 주담대 증가폭 변화가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버금가는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이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던 2015년 이후 분양에 나섰던 아파트 단지들이 연달아 완공돼 집단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아파트 분양 계약자에게 단체로 중도금과 잔금을 빌려주는 집단대출은 DSR 규제 대상이 아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까지 서울·경기도·인천의 예정 입주물량은 11만2215만호다. 11년 만에 최대 입주 물량을 기록했던 지난해 중에서도, 쏠림 현상이 뚜렷했던 하반기(7~12월) 서울·경기도·인천 입주물량(12만1410만호)과 1만호도 채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서울의 경우 올해 상·하반기 각각 2만호씩 예정돼 있어 작년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3월 은행권 가계 기타대출 증가폭도 1000억원에 그쳤다. 과거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일반 신용대출을 받기도 했지만, 주택매매가 둔화되며 신용대출도 함께 줄어들게 됐다.

3월 중 은행 기업대출은 증가폭이 1조1000억원으로 전달(4조3000억원)대비 줄었다. 중소기업대출은 일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영업 확대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2월 4조5000억원→3월 3조5000억원), 대기업들이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금을 일시상환하며 대기업 대출 감소폭이 확대(2월 -2000억원→3월 -2조3000억원)됐다.

회사채는 투자수요가 견조해 순발행을 지속(2월 2조원→3월 1조3000억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