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김정은 2기 체제 출범…사실상 '경제·외교 병진노선'

최종수정 2019.04.12 11:29 기사입력 2019.04.12 11:29

댓글쓰기

北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 결과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추대

총리 박봉주→김재룡(자강도)으로 교체

경제 관련 인사 주요 요직에 대거 입성

최선희 국무위 진입 등 외교라인 대폭 강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이 10일 조선중앙TV에 공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이 10일 조선중앙TV에 공개됐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김정은 2기' 체제가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회의와 함께 막을 올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직책은 그대로지만 위상은 더 높아졌고, 주요 요직의 간부들은 대거 교체됐다. 김 위원장이 하루 새 25번이나 외치며 강조한 '자력갱생'을 실현하기 위한 인적 쇄신이라는 평가다. 또한 최룡해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은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직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하며 당·정을 장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총리를 선거했다"며 "회의는 내각총리 김재룡 대의원이 제의한 내각 성원들의 전원 찬성으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2013년 4월 총리에 임명됐던 박봉주의 후임으로 김재룡 자강도 당 위원회 위원장이 호명된 것이다.


김 신임 총리는 자강도당 비서(연도 미상), 평북도당 비서(연도 미상)를 역임하고 2015년 2월 자강도당 책임비서를 맡은 것 외에 이력이 상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가 '자강도'당 위원회 위원장이었다는 점에서 '강계정신'과 관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에서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가장 모범을 보인 지역으로 자강도 강계시를 선전한다. 북한은 이를 기려 강계정신으로 부르며 자력갱생과 혁명의 낙관 정신을 상징하는 지역으로 삼고 있다.

즉 김 신임 총리의 등장은 김 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무려 25번이나 언급한 자력갱생의 의지를 드러낸 인사라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자력갱생과 자립적 민족경제는 우리식 사회주의의 존립의 기초, 전진과 발전의 동력이고 우리 혁명의 존망을 좌우하는 영원한 생명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 중앙은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부동한 정치노선이라는 것을 재천명하게 된다"고 말했다.


총리 인선뿐만 아니라 9일(당 정치국 확대회의)과 10일(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11일 이어진 북한의 정치 이벤트에서 경제관련 인사의 대거 진입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을 수행했던 박정남 강원도 당위원회 위원장은 10일 정치국 후보위원에 올랐다. 강원도는 김 위원장의 역점사업인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마식령이 있는 곳이다. 군수경제 총괄 기관인 제2경제위원회를 이끌었던 조춘룡도 후보위원에 포함됐다. 대외경제 부문 실세인 리룡남 내각 부총리도 정치국 후보위원에 입성했다.


자력갱생을 위한 예산안도 이날 회의에서 마련됐다. 통신은 "2019년 국가예산지출은 지난해에 비하여 105.3%로 늘어나게 된다"면서 "경제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지난해에 비하여 105.4%로 늘려 지출총액의 47.8%에 해당한 자금을 돌렸다"고 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최룡해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은 명실공히 북한의 2인자가 됐다. 김정은 2기 체제에서 신설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직에 오르는 동시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직도 차지하며 당정을 장악했다.


올해 91세의 김영남 전 상임위원장은 지난 199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맡은 지 2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최룡해는 북한 '빨치산 혈통'의 대표 인물이다. 2017년 노동당 제7기 제2차 전원회의 이후 노동당 간부·당원을 포함해 전 주민에 대한 장악ㆍ통제와 인사권을 가진 당 조직지도부장을 맡아왔다.


그는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를 통해 김 위원장이 직접 관할하는 핵심 국정기구인 국무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당초 국무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위원의 직제로 구성됐지만 이번에 헌법을 수정·보충하면서 '제1부위원장'직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14기 대의원 선거를 통해 최룡해의 대내적 상징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14기 대의원 선거를 통해 당·정·군에 포진했던 대표적인 항일 2세대는 거의 교체됐다. 연장자인 오극렬 당 중앙위 위원, 이외 오일정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오금철 총참모부 부총참모장까지 동시에 탈락했다. 최룡해의 대표성이 더욱 부각됐다.


아울러 연로한 김영남이 수행하지 못했던 활발한 외교 활동을 최룡해가 대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과거에 중국과 러시아에 김 위원장의 특사로 파견된 바 있는 최룡해가 이번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직과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직을 맡아 김 위원장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눈과 귀를 가려온 김영철 대신 최룡해가 김 위원장의 특사로 대미 외교의 전면에 나선다면 북·미 간의 비핵화와 제재 완화 협상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북한이 명운을 걸었던 2차 북·미정상회담은 '노딜'로 끝났지만 대미협상라인은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노이 회담을 진두지휘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은 국무위원회 위원에 유임했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후보위원'도 거치지 않고 국무위원으로 바로 직행하며 초고속 승진을 이어갔다. 이는 김정은 2기 체제가 대미외교는 물론 정상국가를 위한 외교활동에 적극 나설 것으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