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AI 기술을 활용한 사회문제 해결

2016년에 있었던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와 이세돌 구단의 바둑 시합을 보고서 많은 사람이 AI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어 2017년에는 미국 카네기멜런공과대학이 개발한 포커 게임 프로그램이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게이머 4명과의 경기에서 이겼다. 또한 전화망의 음성을 녹음해놓은 스위치보드 말뭉치를 이용한 경우에는 사람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음성 인식 성능을 나타냈다. 같은 해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AI 프로그램이 중국어 뉴스를 영어로 번역해 인간과 유사한 결과를 도출했다.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분야에서는 AI가 사람을 앞섰다. AI 컴퓨터는 정확률 70%의 결과를 얻었으나 미국 임상병리사들의 평균 진단 정확률은 61%였다고 한다. 올해 초에는 영어 문단을 제시하고 관련 내용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스쿼드(SQuAD) 2.0 언어이해 분야에서 87.1%를 기록하며 역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고 한다. 같은 문제를 인간이 푼 경우에는 86.8%의 이해 성능을 나타냈다. 최근에는 이러한 성능에 대한 분석 결과로 AI 프로그램이 인간을 이긴 문제들은 불공정한 경쟁이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예를 들면 언어이해 분야에서는 여러 문장으로부터 추론을 해야만 이해가 가능한 문제보다는 적당한 패턴의 통계에 의해 답을 구할 수 있는 문제, 즉 컴퓨터에 유리한 문제가 많았다는 의견이다.

2019년 2월 미국에서 열린 인공지능학회(AAAI 2019)에서는 미국의 향후 20년의 AI 연구 로드맵 작성에 대한 특강이 있었다. 이 강의에서는 AI 분야가 이미 우리의 삶에 많이 침투해 있으며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2016년에 만든 기술 중심의 연구개발(R&D) 전략을 재검토 중인 동시에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통합지능, 상호작용, 자가 학습 등 세 분야로 나눠 연구 로드맵을 작성하고 있으며 이 세 가지의 각 분야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회문제도 동시에 정의하고 있다.

통합지능 분야에서는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며 맥락에 따른 지능 및 다양한 지식의 결합, 정제 등의 연구를 통해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약 25%의 비용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물 보전을 위한 정확한 모델, 백신 실험을 빠르게 하는 법, 물류 공급망의 지연을 해결하는 방안 등 사회문제의 해결도 연구 목표에 포함돼 있다.

상호작용 분야에서는 인간의 정신상태를 분석하고 복잡한 팀워크를 지원하는 협력 연구, 행동의 평가와 제어를 이해하는 신뢰와 책임 연구, 생산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한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통해 가사 도우미 로봇, 신물질 발견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지막으로 자가 학습은 지속 학습, 순간 학습,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 장기적인 적응 학습 등으로 이뤄진 심층적인 학습 능력 연구와 기호와 수식을 통합하는 인지 표현 방법 연구 및 사람이 설명하면 배우는 로봇 등의 연구가 중심이다. 이를 통해 게임 설계, 기후 모델, 마약 확산 방지, 경찰 훈련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처럼 AI의 연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사회문제가 매우 다양하다. AI는 이미 특정 전문가들의 전유 학문이 아닌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같다.

구명완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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