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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식민시대 잔재…마할리카로 국명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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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新민족주의 행보
마르코스도 한때 추진…찬반 양론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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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마닐라 강현석 객원기자] 2016년 취임 이후 무차별적인 범죄와의 전쟁과 외교적 막말로 주목받으며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에는 국가명 변경 이슈를 꺼내들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1일 남부 마긴다나오주 연설에서 "지금의 국가명은 식민지 시대의 잔재"라며 "국가의 정체성과 가치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필리핀의 국명을 '마할리카(Maharlika)공화국'으로 변경하려고 했는데 이는 옳은 행동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국명 변경 제안은 최근 가파른 경제성장세 속에 민족주의 성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국민 사이에서도 이를 두고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필리핀이라는 국명은 1898년까지 약 300년간 이 나라를 식민 지배한 스페인이 펠리페 2세 국왕의 이름을 따 지은 것이다. 펠리페 2세는 다름 아닌 1521년 필리핀을 발견한 스페인 항해가 페르디난드 마젤란에게 모험 비용을 댄 후원자다. 나라 이름 자체에 식민 지배의 역사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셈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식민지 잔재 청산을 위해 대신 제안한 국가명 마할리카는 현지어로 '귀족' 또는 '자유인'이라는 의미다.


마할리카라는 국명은 두테르테 대통령 이전에 이미 독재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1978년 주장한 이름이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이 이름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그가 일본에 항전할 때 이끈 부대 명칭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국명 변경 제안에 대한 필리핀 국민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매체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논쟁에서 찬성론자들은 "진정한 독립은 국가의 정체성이 확립돼야 한다" "나라의 가치와 자기 결정을 나타내는 이름이어야 한다" "우리의 성격과 가치를 반영한 이름을 선택함으로써 정체성과 독립심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반면 반대 측은 "나라 이름을 바꾼다고 국가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투자될 것" "가난과 부패 해결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국명 변경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역사학자들도 대체로 국명 변경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스페인의 식민 지배 이전 필리핀 내 국가가 존재한 사실이 확인된 바가 없으며,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통해 여러 섬으로 이뤄진 지역이 하나의 국가라는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유다. 역사학자들은 또 두테르테 대통령이 제안한 마할리카는 필리핀의 많은 섬을 하나의 국가로 묶는 상징성도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이 같은 국명 변경 논란 외에도 '자랑스러운 필리핀 제품(Proudly Philippine-Made)'이라는 애국 마케팅 문구가 유행하는가 하면 고등학교 내 의무군사훈련인 ROTC 부활 등 민족주의 행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마닐라 강현석 객원기자 k_paul1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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