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투자부진·반기업정책 등 위험요인…민스키 모멘트 유의해야"

[내년경제전망]韓경제 '세계경제 회복'에도 단맛 못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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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우리나라가 내년 세계 경제의 회복세 대열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중국 등 주요국에 대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설경기 등 내수산업 부진에 따른 투자 축소, 금리인상 부담, 정부의 반(反)기업적 정책 등으로 인한 고용 축소 가능성이 내수 침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요인은 모두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발 경제위기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복병들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민스키 모멘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민스키 모멘트는 과도한 부채에 기댄 경기호황이 끝난 뒤 잠복해 있던 위험요인들이 갑작스럽게 현실화되면서 자산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하는 때를 일컫는다.

13일 정부와 관계기관에 따르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3.4%)보다 0.3%포인트 높은 3.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성배 KIEP 국제거시팀장은 "선진국의 경우 미국은 2018년 2.1%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데 반해 유로 지역과 일본은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며 "중국 등 신흥국은 원자재가격 및 선진국 경기회복의 수혜 속에서 공공지출이 증가함에 따라 양호한 성장세를 시현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5%에서 3.6%로, 내년에는 3.6%에서 3.7%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미국이 내년 2.3% 성장해 올해 성장률(2.2%)을 넘어서고, 신흥개도국 전체적으로 올해(4.6%)보다 내년(4.9%) 성장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경제 회복이 속도를 내고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해제 등으로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10일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6% 늘어난 16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13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증가한다.


특히 반도체(64.1%)는 물론 승용차(49.4%), 석유제품(44.3%) 등 주력 제품의 약진 두드러졌고 중국(27.7%), 미국(14.0%), 베트남(43.5%), 유럽연합(EU·11.2%)등 주요국에 대한 수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8년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 자동차 생산은 467만대로 올해 전망치(442만대)에 비해 5.5% 증가하고, 수출은 7.0% 증가한 295만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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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상황이 개선됨에도 불구, 국내 연구기관들의 국내 경제 전망은 썩 낙관적이지 않다. 수출이 당분간 호조를 이어가더라도 내수 침체를 충분히 상쇄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3.1%로 상향조정하면서도 내년 성장률은 건설·설비투자 성장세 둔화로 2.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도 "한미 FTA 재협상,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가계부채의 경착륙, 건설경기 침체 등의 변수로 내년은 불안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올해 전망치(2.8%)보다 낮은 2.7%로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시장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이 서비스업·건설업보다 빠른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수출 회복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는 낙수효과가 미약해 내수산업이 경기회복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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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유가, 원화가치, 금리 등이 한꺼번에 오르는 '신(新) 3고'가 진행되고 있어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유가 상승과 원화의 평가절상은 긍정·부정적인 측면 모두를 가진 양날의 칼이지만, 금리 인상은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축소시킬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 정책마저 기업의 투자 유도보다는 기업 비용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되면서 고용시장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가 불안한데 세계 경기상황 개선의 영향을 받는 반도체 등 산업은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다른 산업은 투자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업이 투자에 나서서 고용을 늘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업의 비용구조와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정책에 보다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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