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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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에 따라 26일(현지시간), 그동안 미궁에 빠져있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과 관련한 기밀문서 2891건을 공개했지만 미스테리는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정보를 포함한 수백건의 문서는 공개 직전, 민감한 정보의 경우 수정편집이 필요하다는 미국 연방기관들의 요청에 따라 공개가 보류되면서 음모론을 일시에 잠재울만한 엄청난 비밀이 폭로되진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와 중앙정보국(CIA), 소련 정부간 사건 해석을 둔 의견차만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된 모양새다.

미국 국가기록보관소는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과 관련한 문서 2891건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공개 문건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저녁 온라인에 게시됐다. 이들 문건은 암살과 관련해 FBI 국장의 수년간에 걸친 메모부터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의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을 둘러싼 각종 음모론을 잠재울만한 엄청난 폭로내용은 없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과 재클린 여사(사진=AP연합뉴스)

케네디 전 대통령과 재클린 여사(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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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는 의혹이 풀리기보다는 오히려 음모론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이번에 공개된 기밀문서 중 가장 주목받는 내용 중 하나는 당시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범으로 지목된 오스왈드가 케네디 암살 두 달 전 구소련의 정보기관인 KGB와 접촉한 사실이 밝혀졌다는 점이다. 그는 암살 2개월여 전인 1963년 9월28일, 멕시코 주재 구소련 대사관에 전화를 걸었으며 KGB 요원 발레리 블라디미로비치 코스티코프 영사와 러시아어로 대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내용은 CIA가 도청해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하지만 오스왈드와 소련간의 접촉설은 이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됐던 음모론 중 일부에 불과하다. 오스왈드는 생전에 스스로 마르크스주의자를 표방하며 구소련에 망명해 거주한 적이 있고 러시아 여성과도 결혼하는 등 소련과 여러 연관을 맺고 있던 인물이다. 단순히 KGB를 접촉했다는 점만으로 KGB 암살 배후설을 뒷받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당시 CIA가 소련을 배후로 염두에 뒀음을 알 수 있는 자료로 추정된다.


이 자료와 함께 공개된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 기록에서는 역으로 소련에서는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직후, 오히려 미군이 암살 사건을 활용해 소련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FBI 문서에는 "우리 정보원에 따르면 소련 관리들은 대통령 암살로 인한 공백기에 일부 무책임한 미군 장군들이 소련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나와있다.


암살 직전의 케네디 대통령의 모습(사진=위키피디아)

암살 직전의 케네디 대통령의 모습(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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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에서는 오히려 당시 존슨 부통령을 배후로 생각했었다는 내용의 문서도 공개됐다. FBI 첩보가 담긴 메모에서 "KGB가 존슨 대통령이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배후임을 지목하는 자료를 갖고 있다"는 내용이 남아있음이 알려졌다. 이처럼 당시 FBI와 CIA, 소련도 사건 배후를 놓고 전혀 다른 생각과 입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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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날 공개되지 못한 수백건의 문서에 핵심 내용이 나와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스테리가 완벽히 풀리기 위해서는 좀더 기다려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베일이 벗겨지도록 명령했지만 동시에 행정부 부처와 연방기관들은 특정 정보가 국가안보, 법 집행, 외교적 우려 때문에 수정 편집돼야 한다고 내게 제안했다. 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우리나라의 안보에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정보의 공개를 허용하는 것보다는 그런 수정 편집 작업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공개를 연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공개가 보류된 문건들은 향후 180일 동안 다시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통령은 기밀 문건에 담긴 내용이 정보 당국과 사법기관, 외교·안보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직권으로 기밀 해제를 보류할 수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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