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이 13년 만에 발행한 달러화 채권이 미국 국채 금리와 엇비슷한 수준에 낙찰됐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이 총 20억달러(약 2조2600억원) 규모로 발행한 5년 만기·10년 만기 달러채 금리는 각각 2.196%, 2.687%를 기록했다. 사상 최저 금리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중국이 이날 발행한 달러 국채 5년물과 10년물의 금리가 미국 국채보다 각각 0.3~0.4%포인트, 0.4~0.5%포인트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스라엘이 지난해 9월 발행한 10년 만기 달러 표시 국채의 금리는 만기가 같은 미국 국채 금리보다 0.41%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중국이 이날 발행한 달러화 채권은 미국 재무부가 집계한 국채 금리와 비교하면 5년물은 0.15%포인트, 10년물은 0.25%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낙찰됐다. 이날 현재 미국 국채 금리는 5년물(2.079%), 10년물(2.463%)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중국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 표시 국채를 발행한 것은 최근 잇따른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조달 금리가 미국 국채에 근접할 정도로 투자 수요가 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맞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집권 2기를 맞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WSJ는 평가했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중국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와 수요가 그만큼 컸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날 몰린 수요는 발행액 20억달러를 훌쩍 넘는 22억달러에 달했다. 아시아 지역의 기관 투자가의 수요가 많았지만 전체 발행 물량의 3분의 1은 유럽이었고 미국 투자자도 적지 않아 글로벌 금융시장 곳곳에서 수요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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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달러화 국채 발행에 성공한 것은 미국 다음 가는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 주석이 최근 19차 당대회에서 오는 2050년까지 중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데이비드 뢰빙어 TCW그룹 신흥시장 담당은 "중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면서 "그들은 중국이 19차 당대회를 통해 시 주석의 새로운 리더십을 확립했으며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미국과 대등한 힘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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