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모터쇼에 찬물…日 닛산 이어 스바루도 '무자격자 품질논란'(종합)
무자격자 품질검사 확인…일본 제조업 신뢰도 균열 불가피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일본 닛산자동차에 이어 스바루도 완성차의 품질검사를 무자격자에게 맡겨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베제강의 품질조작 스캔들 직후 자동차 제조사들의 신차 검사공정에서도 잇달아 문제가 확인되면서 그간 ‘모노즈쿠리(장인정신)’를 앞세워 온 일본 제조업의 신뢰도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바루는 군마현에 위치한 공장에서 무자격 직원들이 출고 전 완성차 품질검사 업무를 담당해 온 사실을 확인하고 이달 중 국토교통성에 보고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는 닛산 사태 이후 국토교통성이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검사 공정을 자체적으로 확인할 것을 요구하며 이뤄졌다.
이미 판매된 차량의 리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최대 30만대까지 리콜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품질검사 논란이 스바루까지 확산되면서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품질관리 전반이 수술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NHK는 “완성차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자격을 갖춘 검사원이 품질검사를 실시하도록 돼 있다”며 “일본차 품질관리 체계가 추궁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간 업체에 맡겨졌던 완성차 검사제도에도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꼬집었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출고전 완성차 품질검사를 담당하는 검사원은 ‘검사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가진 자 중 미리 지명된 사람’으로 규정돼 있고, 인정 기준과 육성방법 등은 각 업체에 맡겨져왔다. 닛산 사태 발생 후 국토교통성이 “완성차 검사 과정을 살피겠다”고 언급하며 개혁 의지를 밝힌 만큼, 관련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태가 이날 개막하는 도쿄 모터쇼에도 찬물을 끼얹었다고 평가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두 자동차 브랜드에서 잇달아 부정이 적발되며 ‘품질’을 강조해 온 일본차의 신뢰도가 무색해졌다는 설명이다.
앞서 닛산은 무자격자에게 출고 전 신차 품질검사를 맡긴 후 ‘거짓 해명’까지 적발되며 결국 내수용 차량생산을 2주간 중단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적발 이후에도 무자격자 검사가 오랫동안 이뤄졌다’는 지적에 “오랫동안 해온 관행이어서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자격자에 의한 닛산의 출고 전 차량검사는 적어도 20년 전부터 행해졌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품질논란에 휩싸인 것은 자동차 업체만이 아니다. 일본 3위 철강업체인 고베제강은 알루미늄·구리 등의 품질데이터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적발된 데 이어, 일부 제품의 일본공업규격(JIS) 인증까지 취소됐다. 가와사키 히로야(川崎博也) 고베제강 CEO는 전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회사 공장에서 생산된 구리 제품 일부의 인증 취소, 기계사업 등의 추가 품질조작 의혹 4건 등을 발표했다.
가와사키 CEO는 다른 제품으로 인증 취소가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현 단계에서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100%라고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또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지만 (안전성 확인조사가) 언제 끝난다고 말할 수 없다”고 언급해 이번 사태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품질조작 확인된 고베제강의 알루미늄ㆍ구리ㆍ철분ㆍ합금ㆍ강선 등의 제품을 납품받아 사용한 기업은 약 525개사로 파악되고 있다. 고베제강에 따르면 이 가운데 84개사에서는 안전성 확인작업을 아직 끝내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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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제조업을 흔드는 불상사가 또 다시 드러났다”며 “안전성 확보, 규정 준수를 멸시하고 무엇을 우선하자는 것이냐. 규칙을 지킨다는 근본부터 되돌아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산케이신문은 고베제강과 닛산 사태의 공통점을 전하며 “양사 모두 품질에 대한 의식이 떨어지고 기업지배구조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다. 현장의 힘이 높게 평가되는 일본 제조업 전체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 수 있는 비정상적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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