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무상급식' 서두르는 인천시…예산 분담비율 놓고 교육청은 '불만'
유정복 시장, 내년부터 단계적 고교 무상급식 시행계획 발표…시교육청 "사전 조율없고, 재원부담 커"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가 문재인 정부의 무상교육 방침에 발맞춰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추진한다. 전국에서 가장 늦게 중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했던 인천시가 고등학교에 대해서는 예상밖의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시가 인천시교육청, 기초단체들과 사전 논의 없이 방침을 정한 터라 향후 협의과정에서 사업비 분담을 놓고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교육청과 각 군·구, 의회와 협의해 고교 무상급식을 조기에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고교 3학년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게 시의 방침이다.
시는 정부의 고교 무상교육이 시행되기 전 선제적으로 보편적 교육복지 확대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2020년부터 고교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2022년 완성할 계획이다.
고등학교 무상급식은 현재 광주광역시와 경기도 하남, 광명 등 일부 기초단체에서 부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강원도는 내년부터 고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일단 이같은 인천시의 고고 무상급식 조기 추진 방침에 시민단체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올해 3월 중학교 무상급식이 실현되기까지 논의과정만 수년이 걸린데 반해 이번에는 인천시가 먼저 나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천학교급식시민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인천지역 고등학교 급식 대상자 9만2000명 중 약 15%에 달하는 저소득층 자녀 등 1만4000명이 급식비를 지원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초·중학교을 넘어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해 아이들이 눈칫밥을 먹지 않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모임은 "기왕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할거면 (3학년을 대상으로)부분적으로 할 게 하니라 전면시행으로 추진하는 것이 학교 내 집행과 학생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이라며 "인천시와 교육청, 시민사회가 민관협의 기구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고 빠른 시일 내 논의를 매듭짓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무상급식 예산을 분담해야 할 교육청과 기초단체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인천시의 계획대로 고교 무상급식이 조기에 실현될 지는 의문이다.
인천시는 고교 전체 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할 경우 약 425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시가 40%, 나머지를 교육청과 각 군·구가 절반씩 부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교육청과 일부 구에서는 올해 1학기 중학교 무상급식이 시행된데다 내년에 고교까지 확대되면 재원 부담이 너무 크다며 울상이다.
더욱이 시교육청은 425억원은 식재료 비용일 뿐 인건비와 운영비는 빠져 있어 실제로는 73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며 분담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초·중학교 무상급식에서 인건비와 운영비는 교육청이 부담하고 있다. 사실상 전체 사업비 분담 비율이 교육청 60%, 인천시와 군·구가 각 20%씩 분담하고 있는 셈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하려면 425억원이 아니라 730억원에 대해 시와 군·구가 분담비율을 논의해야 한다"며 "더구나 인천시가 먼저 제안한 만큼 예산 부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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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또 "무상급식을 고등학교까지 확대하는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인천시가 사전 협의도 없이 시행계획을 밝혔다"면서 "중학교 무상급식을 추진할 때 소극적으로 나왔던 인천시가 이번에는 시장이 직접 나서 고교 무상급식 계획을 발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부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유정복 시장은 지난달 26일 시민이 행복한 '애인(愛仁)정책'의 하나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조성에 초점을 두고 고교 무상급식 시행 등 각종 복지정책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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