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신설 억제하는 교육부=학령인구 감소와 기존 학교의 폐교 수 증가는 교육부가 전국적으로 학교신설을 억제(규제)하는 주된 명분이 된다.
같은 기간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45만9634명, 중학생 45만3082명, 고등학생 19만1341명이 각각 줄었다. 특히 이러한 추이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게 교육계 안팎의 중론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전국적으론 폐교 수도 늘고 있다. 학생 없는 학교가 매각 또는 전혀 다른 건물용도로 활용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실정을 반영해 교육부는 지난 2000년대 중후반부터 학교신설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학교신설의 요인을 따지고 필요하다면 학교를 새로 짓기보단 시설 증축(학급 증설 등)과 인근학교 통폐합 등을 통해 신설요인을 해소한다는 게 기저에 깔렸다.
여기에 학교신설의 인·허가권이 교육부에 있는 점과 학교신설에 소요되는 예산이 통상 300억원~500억원에 달해 지역 교육청 자체적으로 학교를 신축하기 쉽지 않다는 점 등은 학교신설 억제정책의 유용한 도구가 되고 있다.
◆학교신설 요구하는 교육청=문제는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학교신설 요인이 꾸준히 발생한다는 데 있다.
통계치상 전국적으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전체 학생현황일 뿐, 지역별 편차는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생긴다.
가령 학급당 학생 수는 교육계가 교육환경의 질(여건)을 따질 때 주로 활용하는 하나의 지표로, 지난 2014년(22.8명) 대비 올해(5월 기준·22.3명) 0.5명 줄었다.
하지만 각 시·도별 현황에서 경기도는 25명(최고), 강원도는 17.7명(최저)의 학급당 학생 수를 기록해 지역 간 편차가 최대 7.3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광역자치단체 간 격차인 동시에 기초자치단체(시·군·구), 읍·면·동 단위의 지역 간 편차로도 해석될 수 있다.
대전교육계의 한 원로는 “전국 학생 수가 줄었다 해서 모든 지역의 학생 수가 일률적으로 감소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예컨대 대전은 서구와 유성구 등지에 새롭게 형성된 대단위 공동주택단지로 학생(입주자 자녀)들이 몰리는 반면 동구·대덕구·중구 등 구도심으론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양상이 짙다”며 “또 전자의 지역에선 학부모를 중심으로 학교신설의 요구가 봇물을 이루지만 후자의 지역에선 학생이 없어 통폐합을 논의하게 되는 학교가 늘어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고 현장 실정을 전했다.
◆일률적 학교신설 억제 아닌 ‘지역별 여건’ 반영 필요=시·도지역 간 또는 신도심과 구도심 간 학생 편차와 지역별 경우에 따른 학교신설 요인은 대전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비슷하게 발생한다. 교육부의 계속된 학교신설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각 시·도교육청이 학교신설 계획을 꾸준히 내놓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에선 총 138개 학교신설 계획이 수립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52개교로 가장 많았고 경남 15개, 충남·세종 각 11개, 서울·충북 각 8개, 대구·인천·전북 각 6개. 강원 5개, 울산·전남 각 4개, 대전·경북 각 1개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경기도는 최근 교육부에 ‘지역 상황을 고려한 학교신설 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기도 하다. 교육부가 정한 현 학교신설 기준(4000세대 이상 주거단지·인근 학교 전무 등의 조건을 동시 충족)에 지역별 여건을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게 주장의 요지다. 경기도는 현재 학급당 학생 수가 25명으로 전국 시·도 단위에서 가장 과밀하기도 하다.
대전교육계 원로는 “학교정책은 생물과도 같다”고 정의하며 “모든 것을 수치상으로만 셈해 조율할 수 없고 억지로 조율하다보면 어디서든 탈이 나기 쉽다”고 교육부의 일률적 학교신설 억제 정책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학교정책에서 필요에 따라 무분별하게 학교 수를 늘려가는 것을 지양하되 지역별 여건을 감안, 선별적 기준을 적용해 학생교육을 최적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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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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