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에 끼니 거른 학교비정규직들… "정규직과 차별 줄여달라"
지난달 27일부터 무기한 단식 투쟁… 병원 이송 속출
근속수당 인상 등 처우 개선 요구… 25일 총파업 예고
"비정규직 처우 개선은 문재인 정부의 약속"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교육당국에게 근속수당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던 학교 비정규직들이 추석연휴 기간 동안 단식 투쟁을 벌이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9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전국학비연대)는 오는 25일 총파업을 예고하며 릴레이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학비연대는 공공운수노조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3곳이 교육당국과 공동 교섭·투쟁을 위해 모인 조직으로 총 회원 수는 9만명에 달한다.
전국학비연대는 추석 연휴 첫 날인 지난 3일에는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합동차례를 지냈다. 지난 7일에는 단식 인원 중 4명이 정신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들은 교육부와 전국 각 시·도교육청의 근속수당 인상, 최저임금 1만원, 정규직 임금의 80% 보장, 비정규직 차별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중 근속수당 도입 협상 결렬은 이번 단식 투쟁의 도화선이 됐다. 학비연대는 현재 2년차부터 근속수당을 정규직의 3분의1 수준(10만원)인 매년 3만원 씩 인상할 것을 요구할 것을 주장했다. 현재 학교비정규직은 장기근무가산금의 형태로 3년 근속할 경우 5만원이 인상되며 4년차부터는 1년에 2만원 씩 더 받는다.
학비연대 측은 "이 같은 제도 하에선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 임금의 60%에 불과할 뿐더러 근무 기간이 늘어날수록 격차가 커진다"며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 임금의 80%까지 올리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근속수당 인상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지난 8월18일 교육부·교육청 등 교육당국과 첫 교섭이 시작된 이후 지난달 26일까지 총 7차례 교섭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학비연대는 처음 요구했던 5만원 인상안을 3만원까지 내렸다. 지난달 21~22일에는 밤샘 교섭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비연대 임원진이 집단 삭발하는 등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끝내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당국은 예산의 문제로 합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명자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은 지난 27일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 단식 농성 당시 "교육당국은 근속수당 인상안을 받아들이기는커녕 오히려 지난 3차교섭에서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합의한 임금산정시간 조정안을 다시 제시하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우롱했다"며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기본급은 그대로 둔 채 기존 월급여기준시간인 243시간에서 209시간으로 줄이며 시간급만 최저임금에 맞추고 월 급여액은 그대로 두는 '꼼수'를 고집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밖에도 차별적 수당 및 복리후생제도를 정규직 수준으로 개선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명절휴가비의 경우 정규직은 기본급의 60%를 각각 추석과 설에 지급 받지만 학교비정규직들은 비율 계산 없이 50만원씩 받는다. 이를 정규직과 동일하게 지급하라는 식이다. 그 밖에 상여금, 맞춤형복지포인트 등도 정규직과 동일하게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을 통해 "이번 추석 연휴를 보내며 교육청, 청와대 앞에서 농성 중인 교육공무직 분들을 보니 차마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라며 "이번 교섭은 교육부, 전국 시도교육청들, 공무직노조가 함께 진행하는 최초의 '집단교섭'이기 때문에 합의까지 더 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학비연대는 무기한 단식투쟁과 함께 오는 25일 총파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학교비정규직노조에는 급식조리원·영양사 등이 대거 포함돼있어 추석연휴 후 '급식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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