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도 못하는 연휴…올해는 왜 이렇게 길어"
워킹맘부터 주부까지…명절 스트레스에 몸서리 쳐
차례상 없어지는 추세지만, 가사분담은 여전히 '여성 몫'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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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대한민국 며느리들은 연휴 때 또 일해야죠." 워킹맘(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엄마) 황수정(가명)씨는 최장 10일간의 '황금연휴'가 반갑지 않다. 그는 "시댁에서 오늘(29일)부터 내려오라고 압박한다"며 "같이 장도 보고, 음식도 만들어야 하는 게 당연한건데, 솔직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워킹맘 오솔희(가명)씨는 "올해는 유난히 연휴가 길어 해외로 훌쩍 떠나고만 싶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성수기라 2~3배 값이 뛴 동남아여행 비행기 티켓까지 큰 마음 먹고 예매했지만, 시댁의 불호령이 떨어져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며느리들이 유난히 연휴기간이 긴 올해 추석을 앞두고 떨고 있다. 명절 연휴기간 음식 장만 등 또 다른 노동을 해야하는 며느리들은 '최장 10일' 황금연휴가 반갑지 않다.


29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추석은 모처럼 온 가족이 모이는 의미있는 날임과 동시에 대한민국 여자들에게는 여전히 '스트레스 받는 날'로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 거주자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10명 중 7명(70.3%)은 추석은 온 가족이 모이는 의미있는 날이라고 동의하면서도, 여성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주는 날(88.8%)이라는데도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을 통한 가족 모임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대부분 '남성'(남성 78.5%, 여성 61.5%)과 '중장년층'(20대 66.8%, 30대 63.6%, 40대 71.8%, 50대 82.6%)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특히 '남성'과 '50대' 응답자는 추석이 가족의 유대감을 돈독하게 하며(남성 66.5%, 50대 68.9%), 가족 및 친지들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남성 55%, 50대 58.9%)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설 차례상 / 사진=아시아경제 DB

설 차례상 /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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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전체 응답자의 88.8%는 추석은 여자들에게 힘든 명절이라는데 공감했다. 주부들에게는 그저 힘든 노동이 요구되는 날이라는데 10명 중 7명(69.3%)이 동의한 것.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여성이 남성보다 추석은 여자들에게 힘든 명절이고(남성 82.5%, 여성 95.6%), 그저 힘든 노동이 요구되는 날(남성 56.9%, 여성 82.7%)이라는 데 공감했다. 반면 추석이 남자들에게 힘든 명절이라는 인식(33.9%)은 매우 적은 편이었다.


추석에 차례를 지내는 가정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은 2011년 22.6%, 2013년 30.5%에 이어 올해 38.3%으로 증가했다. 실제 추석 때 ‘차례’를 꼭 지내야 한다는 생각도 2013년(41.1%)에 비해 더욱 줄어들었다. 10명 중 2명(22.3%)만이 차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측은 "차례를 지내는 풍습이 크게 약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한국사회의 명절 풍경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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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차례를 지내는 경우 ‘가사 분담’에 있어서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차례를 준비하는 모든 활동이 철저하게 여성의 몫으로 인식되는 것.


차례를 지낼 때 남녀의 가사 분담 비중은 남성 22.1%, 여성 77.9%로 평가됐다. 이런 평가는 2011년(남성 22%, 여성 78%) 및 2013년(남성 22.7%, 여성 77.3%) 결과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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