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만리]편백숲 '초록 샤워'…바람소리와 새들의 지저귐만 가득하다
삼합의 고장 장흥에서 즐기는 삼합여행-편백숲 우드랜드, 장흥삼합, 물축제
편백나무 사이에 매달린 해먹에 눕는 순간 세상과 격리된 느낌이다. 사람들의 소리는 잦아들고 바람에 흔들리는 이파리 소리, 새들의 지저귐만 가득하다. 한 줄기 바람이 불자 땀은 사라지고 초록물로 샤워를 한 듯 개운하다.
[아시아경제 여행전문 조용준기자 ]일찍 시작된 무더위에 몸과 마음은 이미 녹초가 되어 버렸습니다. 몸은 휴식을 요구하며 농성중입니다. 요즘 대세인 힐링(healingㆍ치유)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는 것이지요.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남쪽에 자리한 장흥으로 갑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웰니스관광'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웰니스는 건강과 치유를 목적으로 관광을 떠나 스파와 휴양, 건강관리 등을 즐기는 것을 말합니다. 장흥은 가는 곳마다 산이 병풍처럼 서 있고 계곡엔 맑은 물이 넘쳐납니다. 호남 5대 명산인 천관산을 비롯해 억불산, 제암산, 사자산, 부용산 등 휴식이 필요한 이들을 맞습니다. 입맛을 확실하게 잡아줄 특별한 먹거리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우와 키조개관자, 표고버섯이 환상의 삼합을 연출합니다. 소설가 이청준, 한승원 고향마을 바닷가의 정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노을 지는 아름다운 해안도로와 해 뜨는 정남진의 바다, 가지산 보림사와 비자나무 숲도 훌륭합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탐진강을 끼고 한여름 지상 최대의 전쟁도 시작됩니다. 물싸움 축제입니다. 사방에서 정신없이 날아오는 물대표와 물풍선 그리고 물총이 한데 어우러집니다. 거대한 물놀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 여름 치유와 짜릿한 즐거움, 입맛을 모두 잡고 싶다면 정남진으로 달려 보는 건 어떨까요.
◇休~편백나무숲에 누워 초록샤워를 하다
억불산 아래에 편백숲 우드랜드가 있다. 50년생 편백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소금과 편백을 주제로 한 테라피, 숙박시설, 산책로, 풍욕장 등이 마련된 '치유의 숲' 이다.
숲은 건강과 치유를 목적으로 여행을 와서 휴양과 건강관리 등을 즐기는 '웰니스관광지'로서 역할을 완벽하게 하고 있다.
차를 대고 편백나무숲에 들었다. 맑고 상쾌하기 그지없다. 편백나무 사이를 가로질러 놓인 완만한 나무데크를 따라 숲을 오른다. 서로 견주 듯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나무들이 울창하다. 하늘을 덮은 나무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볕은 청량하다.
편백숲 군락지 정상에는 명물 중 명물인 '풍욕(風浴)장'이 있다. 숲에서 바람을 맞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곳이다.
종잇장 같은 옷을 입고 풍욕장에 들면 세상과 단절된다. 곳곳에는 쉴 수 있는 의자와 움막, 해먹 등이 있다. 울창한 나무 사이에 매달린 해먹에 몸을 뉘었다. 순간 세상과 격리된 느낌이다. 사람들의 소리는 잦아들고 바람에 흔들리는 이파리 소리, 새들의 지저귐만 대지에 가득하다. 하늘은 울창한 편백나무가 가렸다. 완전한 휴식이다.
한 줄기 바람이 불자 땀방울이 공기 중에 흩날린다. 땀 냄새는 사라지고 초록물로 샤워를 한 듯 개운하다.
◇味~한우, 키조개관자, 표고버섯 환상궁합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말 중 '합이 맞다'라는 것이 있다. 서로 잘 맞는것을 표현하는 말이다. 특히 '삼합'은 세 가지가 잘 어울려 딱 들어맞는다는 뜻이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 묵은지를 한데 싸먹는 '홍어삼합'이다.
하지만 장흥에는 한우와 키조개 관자, 표고버섯을 싸먹는 색다른 삼합이 있다. 바로 '장흥 삼합'이다. 세 가지 모두 장흥 특산품이다. 한우는 그 자체로도 장흥 으뜸 별미다. 장흥은 인구보다 사육되는 한우가 더 많은 고장이기도 하다. 청정 무공해 지역에서 자란 표고버섯 또한 장흥을 대표한다. 육질이 두껍고 맛이 뛰어난 키조개는 득량만에서 건져내 바다향이 진하다. 이런 한우와 표고, 키조개가 만나면 과연 어떤 맛일까.
달궈진 숯불 위 불판에 한우 한 점을 올린다. 표고는 수분을 머금어 탱탱한 것을 골라 올리고 키조개는 육수물에 담근다. 고기육즙이 배어나올 때 뒤집어 살짝만 익히다. 상추와 깻잎에 고기와 표고, 키조개를 싸서 입안에 넣는다. 부드럽고 담백한 한우에 은은한 표고 특유의 풍미가 더했다. 텁텁할 수도 있는 맛을 키조개의 쫄깃하면서도 산뜻한 맛이 감초 역할을 한다. 그래서 조금은 낮선 세 가지의 재료가 섞어내는 맛은 조화롭다. 정말 합이 잘 맞는다. 겨자를 푼 간장이나 소금장에 찍어 먹으면 맛은 더욱 살아난다.
◇水~정남진에서 열리는 지상최대 물싸움
장흥 자랑꺼리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상최대의 물싸움 축제다. 읍내를 관통하는 탐진강에서 게릴라 물싸움, 거리퍼레이드 살수대첩, 맨손 물고기잡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축제는 28일부터 8월3일까지 탐진강 수변공원과 편백숲 우드랜드 등에서 열린다.
게릴라 부대와 물싸움 교전 퍼레이드를 벌이는 '살수대첩'부터 지상 최대의 물싸움, EDM 풀 파티 등 축제 현장은 국내 주요 워터파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물축제 대표인 거리퍼레이드 살수대첩은 29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군민회관을 출발해 중앙로를 거쳐 탐진강변까지 행진한다. 거리 곳곳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고 여기저기서 물폭탄이 떨어진다. 물을 맞으면 맞을수록 더욱 즐거운 시간이다.
28일부터 매일 2시 탐진강변에서는 특별한 전쟁이 시작된다. 사방에서 정신없이 날아오는 물대포와 물풍선, 그리고 물총이 한데 어우러지며 지상 최대의 물싸움이 펼쳐진다. 물싸움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줄 전국 수(水)태프와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이 함께 즐기는 물 난장은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29일부터 8월3일까지 매일 오후 3시에는 맨손물고기 잡기가 열린다. 최대 2천명이 동시 입장해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스릴을 만끽한다. 이밖에도 뗏목, 수상자전거, 수상 세발자전거, 워터볼, 바나나보트 등 탐진강을 둥실 떠다니며 여름날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갖가지 탈거리들이 즐비하다.
축제를 더욱 즐겁게 해줄 야간 공연도 놓치지 말자. 28일부터 30일까지 유명 DJ와 함께 하는 EDM & 풀파티가 열린다. 31일부터 8월 2일까지는 뮤직 토크쇼인 별밤 수다(水多)쟁이가 펼쳐진다.
장흥=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29번 국도로 갈아타서 화순 방면으로 빠진 후 장평, 유치면을 거쳐 23번 국도를 타고 장흥 방면으로 가면 된다. 서해안 목포에서 영암, 장흥방면으로 가도 된다.
△먹거리=장흥을 찾으면 대부분 장흥삼합을 먹겠지만 수문해수욕장앞 바다하우스의 바지락무침(사진)은 꼭 권해본다. 집에서 만든 초로 무침을 만드는데 그 맛이 특별하다. 토요시장의 된장물회와 갯장어 샤브샤브 등도 여름철 대표 먹거리다.
△볼거리=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가 촬영되기도 한 소등섬(사진), 이청준 문학관, 한승원 문학길, 보림사, 유치자연휴양림, 정남진 전망대, 해양낚시공원 등 명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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