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이날 오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진행한 정례브리핑에서 "(횡령ㆍ배임 혐의도) 수사팀의 고려사항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검은 삼성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는 대가로 박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인 최씨 모녀에 대한 수백억원대 특혜지원을 결정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고 의심한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회삿돈을 빼돌려 유용하고 회사에 손해를 입힌 행위인지를 따진다는 뜻이다.
특검은 삼성이 최 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 상당을 특혜 지원한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박근혜ㆍ최순실 재단'인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200억여원을 출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28분께 특검에 출석했다. 그는 '최순실씨 측에 대한 지원을 지시했느냐'는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만 답하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 부회장이 특검에 불려온 건 2008년 2월 경영권 편법승계 등에 대한 이른바 '삼성특검' 이후 약 9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심야 혹은 내일 새벽까지 강도높은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 과정에서 특검이 이 부회장을 긴급체포하고 곧장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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