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외교 삐걱… 북 도발 대응외교 빈틈생기나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를 할 경우 사령탑 없는 한국 군사외교가 주변국과 공조체제를 이루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과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가, 일본과는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등을 둘러싸고 외교적 마찰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재역할을 해왔던 미국도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 때문에 안보변수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 10여 대가 전날 오전 10시 이후부터 오후 3시까지 제주 남방 이어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4~5시간가량 침범해 우리 공군 전투기 10여 대가 긴급 발진했다. KADIZ를 침범한 중국 군용기 중 8대는 대한해협을 통과해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까지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용기는 '훙(轟ㆍH)-6' 폭격기 6대와 윈(運ㆍY)-8 조기경보기 1대, 윈-9 정보수집기 1대 등으로 알려졌다.
중국 군용기가 KADIZ를 수시간 침범하고, 우리 공군 전투기 10여 대가 긴급 대응 출격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해 2월과 8월에는 중국 군용기 각각2대, 3대가 KADIZ를 침범한 적이 있다. 폭격기를 동원한 대규모 중국 군용기 편대의 출현은 사드배치 문제와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영유권 분쟁으로 껄끄러운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견제하려는 조치일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과도 외교적 골이 깊이지고 있다. 일본은 9일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총영사와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대사를 일시귀국시키는 등 부산 소녀상과 관련해 예고한 조치를 이행하기 시작했다. 합의가 '소녀상 이전'이 아닌 '해결을 위한 노력'을 담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사실상 소녀상 이전을 압박하는 양상이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한일 합의에 따라 10억 엔의 돈을 냈다고 강조하며 "한국 측이 제대로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과 부산 일본 공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공개적인 압박을 가한 것이다.
한중일이 외교적으로 마찰이 커지는 사이 북한은 ICBM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었다. 북한의 ICBM 도발 시기는 1월 중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2월 김정일 생일 75주년, 4월 김일성 생일 105주년을 비롯한 남한 조기 대선 가능성 등의 대내외 정치일정을 고려할 때 2~4월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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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ICBM을 쏘아 올릴 경우 현재 권한대행 체제인 한국 행정부가 대북정책이 굳어지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해야 할 공산이 크다. 또 중국, 일본과 공조체제도 흐트러질 수도 있다. 한일중 3국 정상회의는 작년 한국의 탄핵 국면에서 연기된 이후 개최 일정이 안갯속이다. 특히 아베 총리가 트럼프의 첫 정상회담 티켓을 거의 예약했다는 점에서 한국외교가 끌려다닐 가능성도 크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한미연합 감시자산을 통합 운영하며 북한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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