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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재계 빅2]정몽구 회장 "고객 피해 점검, 시스템 살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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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中 공장으로 '반전 드라이브'… 품질 경영 재가동 4분기 질주 예고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기아차 고객이) 생산량 감소로 인한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 우리 제품을 주문한 고객이 문제 없이 제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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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며칠 전 임원 회의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노조 파업과 리콜 등으로 판매 전략이 복잡하게 얽힌 데다가 글로벌 실적도 더딘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목소리 '톤'은 높지 않았지만 현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그에 따른 경각심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노사 협상에 영향을 미쳤다. 12일 저녁 노사는 2차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지난 5월 17일 상견례 이후 5개월여 만이자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지 50일 만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3일 "파업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더 이상 진행돼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을 노사가 공감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기본급 7만2000원 인상, 성과급ㆍ일시금 350%+330만원 등의 내용을 담은 2차 잠정합의안은 14일 진행될 조합원 투표에서 가부가 결정난다. 만약 부결된다면 현대차는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노사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파국을 막는 것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며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가도를 달려온 현대차그룹이 압축 성장에 따른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번 노조 파업과 특근 거부 등으로 14만2000여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했고 매출 손실은 3조1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12년만의 전면파업을 포함해 총 24차례의 파업을 벌였다. 여기에 10일까지 모두 12차례 예정된 주말 또는 휴무일 특근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생산 공장이 위치한 울산에서 지진과 태풍 피해까지 겹쳤다. 현대차는 지난 9월 잦은 지진 발생으로 생산 라인을 멈추고 대대적인 정비를 진행했고 태풍 '차바'로 공장 내 물이 유입되거나 출고 대기 중인 차량이 침수를 겪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파업 장기화에다 천재지변까지 겪으며 생산 목표량에 큰 차질을 빚었다"며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시간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리콜도 이어졌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세타2 엔진 결함으로 인한 쏘나타 리콜과 보상문제를 합의하면서 국내에서는 차별 논란이 일자 국내 역시 미국과 동일하게 보증기간을 연장키로 했다. 또한 지난해 6월 생산한 싼타페 2360대의 에어백 결함을 미신고했다는 이유로 국토부로부터 고발당한 상태다.

글로벌 실적도 시원치 않다. 현대기아차의 1~9월 누적 판매량은 562만1910대로 예상치를 밑돈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 목표를 813만대로 설정했다. 전년도 목표였던 820만대보다 7만대 낮춰 잡은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기계적으로 목표를 높여 잡기보다는 실현 가능한 목표를 통해 실질적인 성장을 이루자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장'도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전년보다 판매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현대 기아차의 판매 감소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이후 18년만에 처음 역성장을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 합의를 통한 생산 재개를 서두르는 한편 4분기 막판 역량 집중으로 목표 달성의 마지막 불씨를 살려야 하는 것이 정 회장의 숙제다. 반전의 기회는 있다. 하반기 글로벌 신차 출시와 중국 4공장 완공이 그것이다. 다음주 완공하는 중국 4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로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에 대응한다. 또한 국내에는 현대차 그랜저, 기아차 모닝이 출시되고 중국 시장에는 신형 베르나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도에서도 투싼이 선보인다. 기대작인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은 미국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5개월간 이어진 노사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품질을 강화해 리콜 리스크를 줄이고 하반기 판매량을 극대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며 "제네시스 브랜드 역량 강화, 친환경차 개발 등에도 집중해 중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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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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