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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쪽 중소 운용사 '탈(脫)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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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 내년말 성수동으로 이전…에셋플러스, 메리츠도 판교·북촌에서 투자철학 뚜렷하게 지켜가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고유의 투자철학을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한 중소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를 떠나고 있다.

19일 트러스톤자산운용에 따르면 내년말 완공을 목표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매입한 부지에 사옥을 설립해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이전할 계획이다.
현재 트러스톤운용은 여의도 KTB빌딩 10층을 임대해 쓰고 있다. 하지만 임대료와 관리비가 만만치 않고 최근 성수동의 투자가치가 부각되면서 성수동으로 사무실을 옮기기로 결정했다. 성수동에 지상 8층, 지하 2층의 건물을 세워 절반은 직접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임대할 방침이다. 지난 2008년 IMM투자자문에서 트러스톤운용으로 전환하고 사무실을 서소문에서 여의도로 옮긴 후 약 9년만에 다시 여의도를 떠나는 것이다.

여의도가 아닌 곳에 둥지를 트는 운용사는 트러스톤운용만이 아니다. 앞서 중소 운용사 중에는 에셋플러스운용이 2013년 판교, 메리츠운용이 2014년 북촌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각각 을지로와 태평로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모회사 또는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머무는 것인 만큼 성격이 다르다.

에셋플러스ㆍ메리츠ㆍ트러스톤 3개 운용사의 공통점은 창업자나 최고경영자(CEO)가 고유의 투자철학을 가진 '대쪽' 같은 사람이란 점이다. 모두 투자철학과 소신을 꿋꿋하게 지켜나가면서 강한 카리스마로 직원들을 이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운용 회장과 존 리 메리츠운용 대표는 좋은 주식을 사서 주가가 충분히 오를 때까지 보유하는 가치투자 철학을 추구한다. 황성택 트러스톤운용 사장은 시류에 휩쓸리거나 무리한 투자로 짧은 시간에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장기투자를 통해 꾸준히 시장을 이기는 투자를 선호한다.
정보와 사람이 몰리는 여의도 증권가를 떠나는 것은 운용사들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운용사는 실시간으로 생산되는 여의도 소문이나 시류에 휩쓸리기 보다는 자신만의 철학과 소신을 지켜나가겠다는 마음으로 남들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세운 버크셔 해서웨이 등 미국 운용사는 금융의 중심인 월스트리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옥을 두고 임직원들이 시류나 유행보다는 고유의 관점으로 종목을 분석하고 발굴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들이 많고 정보가 몰리는 여의도 증권가가 운용사 입장에서는 편리하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와 시류가 투자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며 "최근에는 더 이상 여의도를 고집하지 않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중소 운용사의 탈(脫) 여의도 바람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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