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서울 강남 '알짜배기 땅'이 새로운 1만5000가구 미니신도시로 거듭나는 개포동 재건축은 겨우내 가라앉았던 부동산 시장 열기를 되살릴 수 있는 비장의 카드로 꼽힌다.
개포2단지 재건축 분양은 향후 10년 동안 강남 부의 지도를 바꿔나가는 프로젝트의 출발점으로 상징성을 갖는다. 올해 국내 부동산 시장참여자의 투자심리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지금까지 한국의 부동산 시장 방향타 역할을 해왔다. 개포동에도 이런 법칙은 적용됐다. 실제로 2010년대 초반 강남 3~4위권을 오르내렸던 개포동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재건축 분양이 다가오면서 지난해 2위로 뛰어오르더니 올해들어서는 3.3㎡당 4000만원을 육박하며 반포를 누르고 1위에 올라섰다.
함경남 함스피알 대표는 "수요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강남 노른자 땅인 개포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잠잠했던 강남일대의 부동산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세난이 수도권 전역으로 번지는 계기가 될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개포2단지와 3단지는 이미 이주가 끝난 상태지만 나머지 지구들에서의 이주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주변 전셋값을 끌어올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포지구 아파트의 경우 현재 전셋값이 1억원대에 불과하다. 임차인들이 인근 지역 단독 다가구주택, 경기도 아파트로 거주지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
서울 강남 A부동산중개소 대표는 "잠실1단지 재건축 분양을 앞두고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하면서 서울 및 성남 일대 전셋값을 50% 가량 끌어올린 바 있다"며 "전셋값이 무섭게 올라버린 현재로서는 개포 전세민들이 비빌수 있는 곳이 수도권 외곽 정도 밖에 안돼 전세난 범위가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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