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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900 고지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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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원규 기자]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 죽은 고양이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튀어 오른다는 섬뜩한 말이다.

미국 월가에서는 주가가 급락한 후에 소폭 회복하는 현상을 데드 캣 바운스라고 부른다.
15일 국내 증시도 전형적인 데드 캣 바운스 현상을 보였다.

특별한 상승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코스피가 전장보다 0.83% 오른 1915.83으로 상승 출발했다. 전날 0.85% 내린 1900.01로 마감했지만 단숨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최근 국내 증시는 1900선을 사이에 두고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 중국발 쇼크로 코스피는 1900선 아래로 내려갔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1900선을 이탈하면 곧바로 매수세가 따라붙어 1900을 사수하는 모습이다. 전날에도 장중 1882선까지 밀리며 올 들어 연중 신저가까지 밀렸다가 장 막판 가까스로 1900선을 회복했다.

이는 한국 증시에서 코스피 '1900'선은 절대 지켜야 할 고지와도 같기 때문이다. 심리적인 마지노선이라는 얘기다.

2007년 7월12일 한국 증시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가 1900선(종가 1909.75)을 돌파한 이후 1900선은 8년 넘게 최후의 보루가 됐다.

1900선 미만으로 내려가면 증시 약세장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던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증권사들도 매년 코스피 전망을 내놓으면서 1900선을 기초로 한다. 항셍종합지수(HSCI) 2만 선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3000선, 코스피 1900선은 모두 밸류에이션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지지선이다.

1900선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하는 것은 이 지수대가 거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PBR는 주당 순자산가치로 1배 이하는 주가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론상 PBR 1배 아래에서 매수하면 망하더라도 손해 볼 일은 없다는 뜻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12개월 후행 PBR는 현재 0.99배다. 우선주 포함, 작년 연말 자본총계 기준 PBR 1배는 경험적으로 지지선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리 시장의 PBR는 자산가치 대비 0.9배 정도로 이런 부분을 지수로 환산했을 때 대략 1890~1900선이다"며 "결국 1900선을 회복했다는 것은 1900선이 최하단 지지선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PBR 1배를 하회한 때는 외환위기, 정보기술(IT)버블, 신용카드 사태, 미국 금융위기 정도다. 지금은 작년 8월 수출 부진, 위안화 절하 등 중국발 악재로 PBR 1배를 일시적으로 하회한 이후 5개월 만에 재차 1배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도 1배 회복 기간만을 고려하면, 연속으로 1배를 하회했던 기간은 최대 22거래일로 한 달 남짓이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코스피 1900선 아래에서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져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 지난 2년여간 코스피가 1900선 밑으로 이탈한 건 8번이다. 이때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는 단기간에 1900선 위로 올라섰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1900선은 과거 2년간의 밸류에이션 지표상 국내 주식의 가격 메리트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라면서 "1900선 아래에서는 투신 등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1900선은 위험한 지수대라는 반론도 내놓는다.

코스피가 1900선에 이탈한 뒤 단기 반등에 나서지 못한다면 주식 가격이 싸졌는데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돼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900선이 완전히 붕괴되면 심리적 마지노선마저 무너져 투매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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