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북 출신의원 43명 지역편중 심해, 호남정당 이미지도 악영향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호남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한 학생운동권 출신'.
대한민국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이 빈사상태다. 20대 총선을 코앞에 두고 '새로운 피' 수혈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운동권ㆍ호남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여러 차례 선거 참패와 내분을 겪으면서도 성숙된 역량을 갖춘 전문가 영입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더민주 의원 절반 이상이 학생ㆍ노동ㆍ시민운동 출신이라는 점이 이를 대변한다. 경제정당ㆍ민생정당을 외치고 있지만 경제전문가는 단 두 명에 불과했다. 탈당한 안철수 의원은 당을 떠나는 마지막 말로 "더 큰 혁신은 배척당하고, 얼마 되지 않는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집권의지 부재를 꼬집은 것이다.
문제는 최우선 과제인 민생문제를 다룰 '경제통' 의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원들 중 5명의 학자 출신과 8명의 공무원 출신이 있지만 경제와 관련 있는 인물은 경제학 교수 출신의 홍종학 의원과 재정경제원ㆍ기획재정처 공무원 출신인 장병완 의원 정도이다. 경제문제에 이어 국방력과 공권력을 감시할 인력도 절대 부족했다. 군 출신은 비례대표인 백군기 의원 한 명뿐이고 그나마 있었던 경찰 출신은 권은희 의원의 탈당으로 한 명도 없다. 특히 도청사건과 대테러법안도입 논쟁으로 더민주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국정원 출신은 찾아볼 수 없다. 가장 경계하고 있으면서도 감시할 적임자가 없는 것이다.
출신 지역으로는 전남ㆍ북을 합친 호남출신 의원이 43명에 달해 호남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씻기는 역부족이었다. 수도권 출신은 31명이었다. 강원도 출신 의원은 3명에 불과해 제주도 출신(4명)보다도 적었다. 인재 편중현상은 출신 학교에서도 드러난다. 소위 'SKY(서울대 27명ㆍ고려대 15명ㆍ연세대 11명)' 대학 출신 의원이 53명인 44.9%를 차지했다.
한쪽으로 쏠려 있는 당 구성은 출신ㆍ학벌ㆍ고향이 같은 '패거리 문화'를 만들어 내분과 계파싸움에 치중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또 거듭되는 선거 패배와 당내 내분사태는 외부 전문가들이 제1야당의 영입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들었다. 김 원장은 "정책과 전문가 영입 등에 신경을 쓰려면 당 내부가 안정돼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며 "분열분위기가 야당의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각인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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