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과 대한민국 돌풍벤처 유니콘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는 코뿔소의 다른 이름이다. 물소와는 좀 다르다. 오래전부터 므쇼라는 표현으로 쓰였으며, 한자로는 '서(犀)'라는 호칭을 갖고 있다. 무소의 검은 뿔은 흑서라고 불렸고 하늘과 통하는 뿔이라 해서 통천서(通天犀)라고도 불렸다. 옛 벼슬아치들은 무소의 뿔로 만든 띠(서대)나 홀(笏, 손에 쥐고다니는 작은 판)을 애지중지했다.
무소의 뿔에는 흰 줄무늬가 있는데, 그것이 뿌리에서 벋어나와 뿔의 꼭대기까지 나아간다. 이것이 은유가 되어 뿌리부터 머리까지 철두철미한 것을 영서일점통(靈犀一點通)이라 했고, 간담상조의 우정이나 완전한 소통을 무소의 뿔로 비유했다. 무소의 뿔은 단단하며 철두철미하다. 그러니 그것처럼 가라는 것은 용기와 신념을 지니라는 얘기다. 무소의 뿔은 외뿔이며 가장 앞서는 것이기에 선구자의 고독과 창조자의 고뇌를 함의한다. 남들과 다른 것을 꿈꾸는 자는 고독하지 않을 수 없으며 고뇌하지 않을 수 없다.
에일린 리는 이렇게 개념을 만들어놓은 뒤 유니콘기업들의 특징들을 분석해낸다. 현재 미국에는 69개의 유니콘이 있고 중국 15개, 인도 7개, 영국 5개, 싱가포르는 3개의 유니콘이 있다. 한국은 어떨까. 두 개가 거론된다. 쿠팡과 옐로 모바일이다. 이보다 좀 작은 성취를 거둔 벤처는 포니(망아지)로 분류된다. 에일린 리가 말한 유니콘은 우리가 거론한 '무소'와 더 가까운 이미지이다. 선구자의 고독과 창조자의 고뇌를 지니고 담대하게 시대를 앞서나가는 기업 이미지는 무소의 뿔이 더 어울린다.
이제 디지털 세상에는 '콘텐츠 전투'가 예고되고 있다. 미디어들이 저마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추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2016년, 이 땅에도 콘텐츠 유니콘이 등장할 때가 되었다. 어떤 미디어가 압도적인 콘텐츠 강자가 되느냐가, 기존 뉴스시장과 스토리시장의 판을 갈아치울 관건이리라.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갈비탕 주다니"…하객 불만...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