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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주택 외면하는 월세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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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하락에도 세입자들은 전세 선호
전세자금대출 급증에 우려 목소리 높아져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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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월세시대'가 열렸지만 정작 세입자들은 월세를 외면하고 있다. 집주인의 속사정과는 달리 전세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월셋집 공급물량이 증가하며 월세 하락세는 다시 시작됐고, 매물품귀 현상을 빚는 전세시장에선 전셋값 상승세가 장기화되며 전세자금대출 규모를 사상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렌트푸어' 양산 우려와 함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10월 전국 주요 8개 시·도 주택 월세가격 조사 결과 전월 대비 0.2% 떨어졌다. 지난 9월 월세가격은 18개월 만에 보합(0.0%)을 기록했지만, 1개월 만에 다시 하락 전환한 것이다. 서울(-0.2%), 경기(-0.3%), 인천(-0.1%) 등 수도권 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각종 대책으로 주택 매매거래량이 크게 늘어나 시중에 매물이 줄어든 데다 저금리 기조로 전세 매물이 대거 월세로 전환하면서 월셋값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셋값 상승세는 지칠 줄 모르고 있다. 상승폭도 매매가격의 두 배에 이를 정도로 크다. 세입자들은 매달 월세를 내는 것보다 장기간 돈을 묶어둬 저축효과가 있는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2%)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고 있어 전셋값 상승폭을 대출로 매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지난해보다 7조원 넘게 늘어 연말이면 35조원에 이를 것으로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보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2011년 18조2000억원에서 2012년 23조4000억원으로 증가한 이후 지난해 말 28조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상승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한 월세시대는커녕 오히려 '렌트푸어'만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금융권뿐 아니라 국민주택기금 부실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저금리 기조와 정책의 각종 지원으로 대출을 받아서라도 전세로 사는 게 세입자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라며 "집주인이 우위에 있는 상황이 저금리 기조와 맞물리면서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정부가 지난 달 30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도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입자들에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허 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의 대상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3000여만 이하인 저소득층으로 한정돼 있는데, 이들은 이미 월셋집에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임대인에게 세제혜택 등 지금보다 더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매매와 전세, 월세 등 거래가 적절히 이뤄져야 주택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 지금은 쏠림 현상이 심한 상황"이라며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과 재건축 규제 등 과거 부동산 시장 과열기에 만들어진 관련법 처리와 양도소득세 감면 등 더 과감한 세제 지원으로 전세수요를 매매 시장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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