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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 아경기자 입사 함정훈 편집위원, 언론계 화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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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훈 아시아경제 편집위원. 77세에 현역복귀 언론계 화제.

함정훈 아시아경제 편집위원. 77세에 현역복귀 언론계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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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 지난 4월10일 아시아경제에 입사한 77세 함정훈 편집위원이 언론계에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령화시대에 새로운 채용모델로 신선한 충격을 준, 함위원의 재취업 스토리를 중앙일보와 기자협회보가 잇따라 다뤘다.

함위원은 서울신문과 국민일보 재임시절 이미 ‘편집의 전설’로 불릴만큼 뛰어난 실력과 파격적인 도전정신을 내보인 최고의 인재로, 편집은 나이가 들어도 녹슬지 않는다며 본지의 채용에 과감히 재도전하여 뜻을 이룬 열혈기자이다.
19일 중앙일보는 ‘내 마지막 편집은 내 묘비명…아직 그 제목을 못 달았다’는 제목으로 함정훈 편집위원의 현역 복귀가 갖는 의미와 함 위원의 편집 인생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8시 오전 편집회의를 마친 순간, 데스크와 일선 기자들은 지면 마감에 정신이 없다. 가끔 데스크의 언성이 높아질 때도 있지만 키보드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편집국 내를 조용히 울린다. 사소한 팩트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취재기자와 이를 지면과 온라인으로 잘 포장해 내보내는 편집기자의 모습은 어느 언론사의 풍경과 다르지 않다. 다만 아시아경제신문에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편집국 한 쪽에서 젊은 기자들과 어울려 기사를 편집하는 한 노신사의 모습이다. 그가 바로 77세 현역으로 지난달 복귀한 함정훈 아시아경제 편집위원이다.

◇‘함빠꾸’
함 위원의 전성기 시절 별명은 ‘함빠꾸’였다. 후배들이 정성들여 짜 온 지면이나 제목이 성에 차지 않으면 인정사정 없이 수정을 지시해서다. 현재는 예전 별명을 잠시 잊고 다시 배우는 자세로 돌아갔다. 전날 제작한 간지 다섯 면과 당일 제작한 세 면을 검토·보완해주는 역할을 하며 현역 시절 감각을 되찾는데 노력하고 있다. 가끔은 최종 데스크인 이상국 편집에디터에게 ‘이빠꾸’를 당하기도 한다.
사실 함 위원은 지난 1960년 부산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서울신문 편집국장, 국민일보 편집국장·전무 등을 거친 언론계 최고참 선배다. 함 위원은 “편집자는 나이도 없고 직책도 없다. 이제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조금 알겠는데 쉬라고 하는건 너무하지 않냐”며 “편집국 한 모퉁이에 앉아서 계급장 떼고 젊은 사람들과 같이 해보자 싶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편집의 힘, ‘파격’
함 위원은 사실 편집기자가 아닌 취재기자였다. 사회부 기자 초년병 시절, 마감이 늦어 정성들여 취재한 내 기사가 지면에 실리지 않아 편집부에 항의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함 위원은 “마감이 늦었다며 열심히 취재한 내 기사가 실리지 않았다”며 “그 때 편집 권한이 막강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후배들 사이에서 ‘파격, 편집의 전설’로 통한다. 국민일보 재직 당시엔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1면 제목을 글자 없이 새까맣게 칠해버렸다. “나는 줄곧 파격이란 단어를 가슴에 두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며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말은 하지 않는 편집이 내 철학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편집의 끝, ‘내 자신’
아시아경제 편집위원이란 이름으로 제2의 편집인생을 살고 있는 함 위원은 이곳에서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단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함 위원은 “아시아경제신문은 최근 잇따른 편집기자상 수상에서 보듯 기존 형식에 매몰된 다른 신문사와 차별화가 크다”며 “신문의 위기라고 하는데 이를 돌파하는 데 내 편집 노하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또 함 위원은 “파격적인 내 도전이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겨야 한다는 책임감도 크다”며 “편집자는 신문지면 뿐만아니라 내 자신을 편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 자신을 편집한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왜,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란 그의 말이 작지만 큰 울림을 준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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