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모두 한국 기업과 인연을 맺고 활동해 왔다. 뱅글은 삼성전자와, 슈라이어는 현대기아자동차와 손을 잡았다.
크리스 뱅글은 자동차가 아닌 가전 및 가구 디자인에도 관심을 보이며 삼성전자와 2011년부터 3년간 해외 마스터 디자이너 계약을 맺고 활동해왔다. 3년간의 계약 관계는 끝났지만 삼성전자는 새로운 협력 관계를 모색하고 있어 향후에도 삼성전자의 디자인경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슈라이어 현대기아자동차 디자인 총괄 사장(CDO)은 어느새 현대기아자동차의 상징이 됐다. 그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기아차의 대표이사를 맡은 이듬해인 2006년 기아차 디자인 총괄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당시 현대차그룹 내부적으로는 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판단, 안팎으로 디자인경영에 몰두하던 때다.
대표작은 기아차 고유의 디자인으로 자리 잡은 호랑이코와 입을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 차량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부분으로 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일본 등 기아차의 해외디자인거점을 모두 관장하며 이전까지와는 차별화된 독자 디자인 개발에 주력했다. 현대차가 '플루이딕 스컬프쳐', 기아차가 '직선의 단순화'라는 고유의 디자인 철학을 갖게 된 것도 슈라이어 사장이 현대기아차에 합류한 이후부터다.
지난해 초 현대차와 기아차의 디자인 부문간 조율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이라는 자리가 신설됐고,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그 자리에 올랐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첫 외국인 사장이기도 하다. 최근 현대차에서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도 피터 슈라이어 사장의 손을 거쳤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