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2개월 앞두고도 직원 고용승계 문제 묵묵부답
서울가든호텔은 객실 362실에, 비정규직 100여명을 포함한 직원 숫자만 270여명에 달하는 특2급 호텔. 통상 주요 호텔들은 재건축이나 리노베이션을 할 때 늦어도 6개월 전에는 구체적인 공사계획과 고용승계, 유급휴가 유무 등에 대해서 직원들과 내용을 공유한다. 공사 진행으로 인해 생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사업주만 바라보던 호텔 직원들은 최근 들어 한순간에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가든호텔의 한 직원은 "이곳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15~20년씩 일한 사람이 대부분이고 40대 근로자가 많다"며 "일부만 고용승계가 이뤄진다면 이직하지 않고 호텔만 믿고 기다렸던 직원들은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3년 휴업 기간동안 플라자호텔이나 신라호텔처럼 유급휴가를 주는 건지, 위로금을 주고 퇴직하라고 하는 건지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얘기가 없어 답답하다"며 "지난 5월부터 노조와 사측이 고용승계를 놓고 협의한다고 했는데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협의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견근무를 보낼 수 있는 자회사로는 국도호텔과 베스트웨스턴군산 등 호텔 두곳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가든호텔보다 규모가 작을 뿐더러 기존 직원들이 있어 가든호텔 직원 상당수를 수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호텔 측이 '인사고과를 통해 일부를 선발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종복 가든호텔 노조위원장은 "사측에 대체 일자리 마련과 휴업수당 지급에 대한 2가지 문제를 제안한 상태"라며 "호텔 공사를 마친 뒤 3년 후 기존 직원들을 재고용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합의했고 나머지는 현재 교섭 중"이라고 말했다.
호텔업계에서는 정규직들도 자리를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비정규직은 사실상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한 6개월 전에는 직원들에게 향후 일자리를 모색할 수 있도록 관련 사실을 공지해야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편 지난 4월 서울시는 제10차 건축위원회를 열고 '마포로 1-34 도시환경정비사업 계획안'을 가결시켰다. 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15층인 가든호텔은 지하 6층, 29층 규모로 재건축된다. 객실은 기존 362실에서 626실로 늘어나는데 이렇게 되면 가든호텔은 현재 특2급에서 특1급으로 승격될 가능성이 높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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