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고 컴퓨터도 척척···온라인 큰 손된 '할아버지·할머니'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사업가 유창문(60)씨는 최근 1500만원대인 BMW 바이크 F800을 구입하고 곧장 온라인 모터사이클 동호회에 가입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가죽재킷과 두건 등도 구입했다. 주위에서 '나이 환갑에 주책이다'라는 핀잔이 들려오긴 했지만 요즘 유씨는 주말마다 강촌, 두물머리 등으로 '붕붕' 요란한 모터사이클 소리를 내며 동호인들과 어울리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유씨는 "평생 남편이자 아버지로만 살아서 내가 번 돈도 맘껏 쓰지도 못했다"며 "남은 여생은 나를 위해 투자하면서 살고싶다"고 말했다.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중장년ㆍ노년층이 늘면서 유통업계가 60대 실버 고객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남은 시간을 가치있게 보내려는 의식이 높고, 자식들에게 무조건적으로 헌신해왔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본인의 취미활동과 자기계발에도 무게를 두기 때문에 실버 타깃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라인몰 G마켓에서는 최근 3년간 50대 이상 고객이 매년 두 자리수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는 실버고객이 전년대비 9%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19%로 껑충 뛰어 10%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지속돼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세 달치만 따져봐도 전년동기대비 14% 늘었다.
실버 고객층이 가장 많이 사간 품목은 등산ㆍ낚시ㆍ캠핑ㆍ스키 등의 레저용품으로 전년동기대비 판매량이 53% 신장했다. 헬스ㆍ수영ㆍ자전거 등의 품목도 11% 가량 증가해 남은 여가 시간을 본인들의 자기계발과 취미활동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건강ㆍ안마ㆍ의료용품은 같은 기간동안 40% 신장했고 건강식품과 홍삼은 30%, 차ㆍ음료ㆍ가공식품은 20%씩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온라인몰 이용이 보편화 되면서 50대 이상 고객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마트상품군, 레저용품 등 구매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어 연령대에 맞는 상품 구성과 기획전을 구상 중이다"라고 말했다.
시니어 세대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11번가는 2011년 10월 문을 연 골드시니어 전문관을 '건강'이라는 이슈에 초점을 맞춰 '건강클리닉 전문관'으로 리뉴얼했다. 이곳에서 주로 다루는 상품은 탈모치료기ㆍ반신욕기ㆍ 안마의자 등을 비롯한 개별 건강 관리용품부터 혈압계, 혈당계 등의 건강 체크용품 등이다. 이같은 실버용품 성장률은 2011년부터 매년 세 자리수씩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3월에는 전년동월대비 150% 신장하더니 올해에는 전년동월대비 200% 급증했다.
11번가 관계자는 "건강관리는 더 큰 병을 막는 투자의 수단으로 여기는 트렌드가 확산되며 불황에도 건강을 위한 소비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트렌드는 주거공간에 대한 인식변화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집을 '자녀들에게 물려줘야할 공간'이 아니라 '본인의 풍요로운 삶의 공간'으로 보고 있는 것.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시니어 레지던스 타운인 더클래식 500의 경우, 입소 보증금이 8억8000만원에서 12억원으로 월 관리비만 130만원~150만원에 달하지만 총 380세대 중 현재 96% 입주가 된 상태다. 10억 이상의 자산이면 재투자해 자녀들을 위해 쓸법도 하지만 이곳 입주자들은 본인의 삶의 질 향상에 투자했다.
특급호텔처럼 매번 침대 시트를 갈아주고 청소해주는 것은 물론 의료시설, 피트니스 시설 등을 누릴 수 있어 현재도 하루 평균 10회 정도의 입주 상담문의를 받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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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클래식 500 관계자는 "1세대 CEO부터 의사, 변호사, 예술인, 학자 등 사회 고위층 인사들이 많고 아직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도 30%정도"라며 "VVIP 시니어 타운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부동산이 불경기임에도 임대문의와 계약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니어들은 '가치'에 중점을 둔다"며 "문화,여가생활에 대한 갈증도 큰 세대이므로 향후 관련 시장의 성장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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