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가 가시화된 2008년 성장률이 2.3%, 2009년 0.3%까지 추락한 것을 고려하면 2010년 6.2%로 잠시 성장했을 때를 제외하곤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진 것이다.
조금 늦긴 했지만 LG전자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다. 두 회사는 스마트 TV와 초고화질 TV는 물론 차세대 TV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서도 글로벌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전자업계의 양대 산맥인 삼성과 LG가 벌이고 있는 디스플레이 전쟁을 보면 우려가 먼저 든다.
1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LG는 삼성의 태블릿PC '갤럭시노트 10.1'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자사 디스플레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다.
두 회사는 특허 공방과는 관계없는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고 있다. 여기서 한 발씩 더 나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 발목을 걸고 나선 셈이다. 두 회사가 서로 발목 잡이를 하고 있을 때 중국 전자업체들은 무섭게 우리나라를 쫓아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년 초 선보일 110인치 초고화질 TV는 중국 업체의 패널을 사용한다. 중국산 패널의 기술력과 품질이 크게 좋아진 것이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반전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미국에선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노골적인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고 있다. 샌드위치를 지나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셈이다.
특허 전쟁은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있다. 서로의 특허 한계를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된다. 하지만 감정 싸움은 얘기가 다르다. 1등과 2등이 서로 드잡이질을 하고 있을 때 주변 경쟁자들은 웃는다. 경쟁은 필요하지만 불필요한 감정 싸움으로 틈을 보이지 말자는 얘기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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