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고수익에 굶주린 투자자들이 급성장 중인 동남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필리핀과 태국의 매력은 경기팽창과 중산층 증가다. 이로써 내년에도 이들 국가의 증시가 고공 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홍콩 소재 자산운용사 에드먼드 드 로스차일드의 데이비드 더걸 수석 자산운용자는 "동남아 증시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필리핀과 태국의 경제가 개선돼 이를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증시 실적이 올해보다 부진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동남아 경제 대국인 태국ㆍ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ㆍ싱가포르 등 이른바 '빅4'의 내년 성장률을 4.5%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 3.1%를 웃도는 셈이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증시도 올해 각각 16%, 12.6% 올랐다. 말레이시아 주가지수는 5%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페이스북에 이어 올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말레이시아에서 단행됐다. 32억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국영 팜유업체 펠다가 지난 6월 콸라룸푸르 증시에 상장한 것이다.
태국과 필리핀은 정치적으로 안정된 나라다. 필리핀의 경우 올해 국가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돼 투자적격 등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은 7%다. 태국도 지난해 총선 이후 정치가 안정되고 있다. 태국과 필리핀 정부 모두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그러나 동남아의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주가가 비싸졌다는 지적도 있다. 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6배, 인도네시아 증시의 PER는 13.8배다. 이는 MSCI 아시아 지수(일본 제외) PER의 10.9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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