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추석물가 현장점검]강남 아줌마도 지갑닫았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추석 3주전 유통가 현장점검
주부 A씨 "마음에 드는 상품은 비싸고, 싼건 부실하고.."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이현주 기자] #1. 서울 반포동에 사는 주부 최유경(32·여)씨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2개 1만6800원인 배를 살까말까 고민하다 끝내 내려놓았다. 남자어른 주먹보다 작은 배를 하나에 8000원씩 주고 사기에는 부담스러웠다. 결국 4개 8800원에 판매중인 낙과 코너로 발걸음을 옮겼다.
#2. 홈플러스 잠실점을 찾은 서이선(45·여)씨는 추석 때 친지들에게 전할 선물을 알아보러 왔지만 한숨만 쉬고 돌아갔다. 마음에 드는 상품과 가격대가 맞지 않았기 때문. 서 씨는 "선물 가격을 줄이려고 생각했는데 낮은 가격대에는 마음에 차는 선물이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추석이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불경기의 여파로 유통가는 여전한 썰렁한 모습이었다. 서울 시내에서도 비교적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으로 구분되는 강남 3구에서도 '불황'의 모습은 비춰졌다.

추석 선물세트나 제수 용품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불경기의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가공식품의 가격인상과 날씨로 인한 신선식품의 값 상승 등 소비자 체감 물가가 오른 것도 추석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이유로 분석된다.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만난 주부 김미경(38·여·잠원동)씨는 "아직까지 추석 준비를 하지 않아서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신문이나 뉴스를 보니 올해 추석 준비 가격이 많이 오른다고 했다"며 "과일이나 채소 등은 미리 구매할 수가 없으니 추석 때 가격이 폭등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아무리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차례상에 흠집이 있는 낙과를 올릴 수는 없으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백화점 지하 1층 식료품관 과일 코너에서 일하는 이층례씨는 "지금까지는 백화점 내 과일의 가격이 거의 변동 없는 상태"라면서 "그렇지만 추석 때 과일 값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아직은 추석 준비를 하기엔 이르다고 하는 주부들이 많았지만 추석 용품의 가격이 오르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한 주부는 "아직 선물을 구매하진 않았지만 최근에 백화점 전단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며 "조그이라도 저렴한 기획 상품을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8일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을 찾은 한 고객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8일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을 찾은 한 고객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선물세트 예약판매 코너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로 30대 젊은 부부들이 많았다. 예약판매를 이용하면 본격적인 판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한 고객들이 몰린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점마다 다르지만 추석선물세트의 경우 압구정점은 아직 큰 영향없이 지난해와 비슷하게 판매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추석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것은 강남지역 대형마트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이마트 역삼점에서 만난 정광순(55·여·역삼동)씨는 "늘 과일, 생선, 육류 등 식품류를 선물해왔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서 걱정"이라며 "가족들에게 하는 선물인데 크기나 양을 줄이자니 미안하고, 그대로 선물하자니 가격 부담이 크다"며 고민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이마트 역삼점의 추석선물 사전예약 코너.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이마트 역삼점의 추석선물 사전예약 코너.

원본보기 아이콘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형마트 보다 전통시장을 찾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씨는 또 "최근 들어서는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라며 "장보기에는 대형마트가 편리하지만 에누리를 생각하면 시장이 더 나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마트 역삼점에는 추석 선물 세트 예약 판매가 이뤄지고 있었지만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은 크게 많지 않았다. 그나마 가격을 문의하는 고개들도 대부분 저가 상품 위주로 제품을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이마트가 지난달 27일부터 열흘간 추석선물세트 예약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1% 늘었고, 그 가운데 3만원 이하의 저가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비율은 6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불황의 여파로 최대 50%까지 싸게 살 수 있는 예약판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었고, 그들 소비자도 대부분 저가형 상품을 구매한다는 설명이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잠실점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 코너. 1만원대, 2만원대, 3만원대 등 저가형 상품을 위주로 전시해 두고 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잠실점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 코너. 1만원대, 2만원대, 3만원대 등 저가형 상품을 위주로 전시해 두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이 같은 트렌드에 대형마트들도 저가형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있는 홈플러스 잠실점에 추석 선물세트 판매코너에는 1만원대, 2만원대, 3만원대별로 제품을 구분해서 판매했다. 그보다 비싼 제품의 경우 '30%할인'이라는 팻말과 함께 전시해뒀다.

8일 홈플러스 잠실점에서 추석 선물을 고르던 서이선(45·여)씨는 "저렴한 상품이 많아서 좋긴 한데 가격에 맞추자니 내용이 부실한 것 같고, 마음에 드는 상품은 가격이 비싸 고민된다"며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이윤재 기자 gal-run@
이현주 기자 ecolhj@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12년만에 서울 버스파업 "웰컴 백 준호!"…손흥민, 태국전서 외친 말…역시 인성갑 "계속 울면서 고맙다더라"…박문성, '中 석방' 손준호와 통화 공개

    #국내이슈

  • 디즈니-플로리다 ‘게이언급금지법’ 소송 일단락 '아일 비 미싱 유' 부른 미국 래퍼, 초대형 성범죄 스캔들 '발칵' 美 볼티모어 교량과 '쾅'…해운사 머스크 배상책임은?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푸바오, 일주일 후 中 간다…에버랜드, 배웅시간 만들어 송파구 송파(석촌)호수 벚꽃축제 27일 개막

    #포토PICK

  • 기아, 생성형AI 탑재 준중형 세단 K4 세계 첫 공개 벤츠 G바겐 전기차 올해 나온다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공개…초대형 SUV 시장 공략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코코아 t당 1만 달러 넘자 '초코플레이션' 비상 [뉴스속 기업]트럼프가 만든 SNS ‘트루스 소셜’ [뉴스속 용어]건강 우려설 교황, '성지주일' 강론 생략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