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은 28일(현지시간) 최근 아시아 신흥국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현상은 자산의 종류와 관계없이 벌어지고 있다.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가 지난 3개월간 3.7% 상승한 것을 비롯해 필리핀 페소와 싱가포르 달러도 같은 기간 각각 3.1%와 1.8%씩 상승했다.
증시도 외국인의 유동성 자금이 몰려들며 강세다. 말레이시아 증시는 지난 5월 중순 이후 7% 치솟았으며 한국의 코스피 지수도 근 3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및 인도 등도 올해 들어 주가지수가 두자릿수 이상 상승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이 부진한 인도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에는 지난달 초 이후에만 30억 달러가 순유입되면서 주가가 5개월 사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투자은행 크레디 아그리콜의 아시아 신흥시장 담당 다리우스 코발치크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의 정책당국이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 위험을 감수하고도 높은 이익률을 찾는 투자 수요가 늘며 아시아로 자금이 더 몰려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중국과 일본에서는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5월 이후 증시에서 자금을 빼고 안전한 단기 채권으로 갈아타는 추세다. 중국도 성장 위축 우려 속에 외국인들이 지난 몇 달 사이 자금을 급격히 빼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자금 유입이 자산 버블을 일으켜 각국의 경기 부양 정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산 가치가 상승할 경우 금리인하와 재정지출 등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수단을 펼 여지가 줄기 때문이다.
이미 싱가포르의 경우 외국인 부동산 투자가 늘며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부작용이 벌어지고 있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의 입사우룽 교수는 "선진국의 경기 부양 조치가 아시아 자산 에 거품을 형성하고 결국은 폭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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