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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중고에..죽어나는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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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업들 주저앉힌 악재 재연+동반성장·포퓰리즘까지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이창환 기자] 전세계적으로 부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 분배와 사회 정의 실현 등의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국내 대기업이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가뜩이나 세계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대기업'이란 이유만으로 청년실업이나 양극화 해소 등 온갖 사회 문제를 떠안게 됐다. 일본 기업들이 겪고 있는 6중고에 복잡성 관리 실패를 제외하더라도 사회공헌부담, 동반성장, 포풀리즘 등의 3중고가 새롭게 추가된 형국이다. 이 상황이라면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낸 일본 대기업의 상황을 올해 우리가 재현 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일본보다도 높아진 사회공헌 부담= 사회공헌만 보더라도 우리 대기업의 부담이 일본 기업보다 높은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2월 조사한 '기업ㆍ기업재단의 사회공헌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우리 기업들이 지출한 사회공헌비용은 총 2조8735억원으로 2년 전인 2008년 1조9550억원에 비해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 기업들은 사회공헌비용을 줄였다.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일본 기업들이 지출한 사회공헌비는 1567억엔(2조2740억원)으로 지난 2008년 1818억엔에 비해 오히려 13% 감소했다.

우리 기업들이 경기 불황에도 사회공헌지출을 늘린 이유는 대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이를 충족하기 위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결합한 결과라는 평가다.
이용우 전경련 상무는 "우리기업들은 수출호조 등으로 인한 경기 호황기에는 물론이고 2007년말 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경기 불황기에도 변함없이 나눔 활동을 지속했다"며 "우리기업들이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 기업들에 비해 사회적 책임 이행이나 나눔 활동에 그만큼 적극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동반성장= 작년부터 화두가 된 '동반성장'도 일본 대기업들은 겪지 않은 우리나라 대기업 만의 애로점이다.

일본의 중소기업 육성책의 큰 틀은 '경쟁 촉진책'이다. 일본 중소기업은 대-중소기업 간, 중소기업간 협업관계를 강화하고 내수시장에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연관산업으로 중소기업 클러스터의 발전, 가족경영을 통해 세계 최대의 장수기업으로서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반면 한국은 대기업을 규제하고 중소기업은 보호하는 경쟁 제한 정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일 우여곡절 끝에 도입한 '협력이익배분제'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안재욱 경희대 교수는 "일본은 시장 경쟁을 촉진해 기업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한국은 대기업은 강자, 중소기업은 약자라는 인식에서 대기업은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퓰리즘도 기업경쟁력 약화 원인= 올해 총선과 대선이 예정됐다는 점도 우리 대기업을 궁지에 모는 원인이다. 정치권이 민심을 얻기 위해 내거는 공약 대다수가 기업의 투자나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최근 화두가 된 '재벌개혁'을 예를 들어보자. 야당의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정책에서 시작된 재벌개혁의 강도는 최근 여당까지 확산되며 해체론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도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부터 직간접적 방법으로 대기업에 일자리 창출, 동반성장 등의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 포퓰리즘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일각에서는 IT회사인 삼성전자나 자동차 회사 현대차가 '고용노동부', '사회복지법인'이냐는 자조 섞인 불만도 나온다.

임상혁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재벌이 변해야 한다는데 공감하지만 지금처럼 '재벌=악'으로 몰고 가서는 안된다"며 "고용창출과 국가 경제 전반에 걸친 영향 등을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글로벌 기업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했지만 우리는 구조조정을 최소화한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했다"며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오너 중심의 경영이 글로벌 위기를 이겨내는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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