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떠나 통신판으로 돌아온 김형진 온세 회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도매 사업자라는게 그렇습니다. 물건을 주는 사람 마음이 바뀌면 곧 망하게 마련입니다. 때문에 단순히 물건을 받아서 싸게 팔겠다는 생각으로는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에서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증권업계에서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던 김형진 온세텔레콤 회장은 달변이었다.
김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동아증권을 인수해 세종증권으로 이름을 바꾸며 증권업계에 등장했다. 이후 세종증권을 농협에 매각한 뒤 증권업계를 떠났다. 다시 등장한 김 회장은 통신이라는 새 사업을 들고 왔다.
불과 4개월 남짓 이동통신 시장에 대해 공부했다는 김 회장은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 현재 이통 3사는 음성 위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MVNO 사업자들이 이통3사보다 더 싼 음성 요금을 경쟁력으로 삼았는데 이통 3사가 어느날 갑자기 음성통화 서비스를 무료로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렇게 되면 MVNO 사업자들은 다 망합니다. 물론 기존 요금보다 싸야죠. 싼 요금제를 내 놓을 겁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MVNO도 서비스를 차별화 해야 합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비롯해 이통 3사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김 회장은 '플랫폼'에 대해 강조했다. 모든 서비스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온세텔레콤 역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와 서비스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가 증권 업계에 막 발을 들여놓았을때 주식거래의 90%가 객장에서, 10%정도가 전화 등으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HTS를 내 놓자마자 이게 완전히 정반대로 뒤집혔어요. 90%가 온라인으로 주식거래를 하고 10%가 객장에서 직접 거래를 합니다. 이게 바로 플랫폼의 힘입니다."
온세텔레콤은 '에스 스토어'라는 콘텐츠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통 3사의 앱스토어와 같은 성격이다. 이와 함께 온세텔레콤의 내부 연구소에선 새로운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김 회장은 제4이동통신사가 불발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비치며 향후 제4이통사에 도전하는 컨소시엄이 있다면 주저없이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 통신 3사 구조로는 과점상태만 지속돼 더이상의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제4이통사가 통신밀집지역에 우선 투자하고 나머지 지역은 이통 3사가 자사망을 개방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우려되는 특혜논란에 대해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번에 주파수 경매에서 정부는 통신 3사 구도를 유지하기 위해 LG유플러스에 주파수를 우선 배정해 특혜를 줬죠. 통신 3사는 망하지 말라고 특혜를 주는 것이 당연하고 중소업체들에게는 특혜를 줘선 안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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