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포지션 롤오버 적어..현물 수급 공백은 부담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올해 마지막 동시만기일을 통해 드러난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평소 보다 많이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고, 다음 월물로 옮긴 매도 포지션(롤오버)은 적었다는 점에서 그만큼 주가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취약한 현물 수급과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여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9일 대신증권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일 9000계약의 매도 포지션을 롤오버한 것으로 추정했다. 평소 각종 헤지 목적으로 2만계약 이상의 매도 포지션을 롤오버해온 것과 비교하면 적은 규모다.

이승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만기일 이후를 예상하기 위해 주목할 부분은 만기일에 보였던 외국인의 움직임"이라며 "전날 외국인이 평소 보다 적은 규모의 매도 포지션만을 롤오버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연말 주식시장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만기일에도 외국인이 평소 보다 적은 9000계약 정도의 매도 포지션만을 롤오버 했는데 당시 코스피는 1월 만기일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5% 넘게 올랐다. 12월 만기일에 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드러냈던 외국인은 한 달 동안 3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주도한 바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만기일에 외국인의 매도 롤오버 규모가 적었고 비차익거래를 통해서도 매수 우위를 보이며 시장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며 "명확한 배경을 알 수는 없지만 이와 같은 외국인의 현·선물 매매는 상승 시그널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만기일 외국인의 동향은 긍정적임이 분명하지만 이를 향후 시장 향방과 관련짓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있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2월 동시만기일에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롤오버 규모가 2007년 이후 4번째로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며 "하지만 프로그램 수급을 제외한 현물 시장의 수급이 취약해 국내 증시의 장중 상승 여력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들어 외국인과 기관은 현물 개별종목(현물 순매수 총합에서 프로그램 순매수를 뺀 값)에 대해서는 각각 9720억원, 5470억원 상당을 순매도했다.


심상범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외국인 매도 롤오버 물량 추정치가 평소 보다 줄어든 것은 맞다"며 "하지만 현물 수급이 취약한 점이 부담"이라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과 투신권이 현물 개별 종목을 꾸준히 팔고 있어 기대할 곳은 그나마 연기금"이라며 "하지만 연기금의 개별 종목 순매수 속도는 과거와 큰 차이가 없어 통상적인 자금 집행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지난 9월처럼 연기금이 자금 추가 집행을 통해 현물 순매수에 속도를 내야만이 지수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28일부터 만기일 직전까지 연기금은 3870억원 상당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 대부분이 현물 개별 종목 순매수(2870억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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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선물 시장에서 9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지만 이 또한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매수 여력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심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는 2009년 3월 이후 최장 기간 기록"이라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순매수 누적 규모가 이미 직전 고점을 크게 넘어섰고 증거금 여력에도 한계가 있어 조만간 순매수는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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