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 통해 후대 이어주기로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서울동물원 최고 인기스타였던 로랜드 고릴라 할아버지 '고리롱'이 지난 17일 반 백년 삶을 마감했다.
고릴라 '고리롱'의 삶은 창경원으로 불리던 서울동물원의 슬픈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지난 1968년 1월 당시 4~5세 나이로 아프리카로에서 처음 창경원으로 들어왔던 고리롱은 서울동물원의 전신인 과거 창경원 동물원 시절 열악한 시설환경 탓으로 양쪽 발가락을 절단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2004년부터 함께 살아온 아내 고리나와에게도 불편한 몸으로 항상 힘의 경쟁에서 밀려 약자의 설움을 겪어야 했고 결코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을 이어왔다.
로랜드 고릴라는 국제적으로도 멸종위기 종으로 보호받고 있어 외국으로부터 수입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2세 출산의 기대는 더욱 절실하다. 게다가 국내에선 유일하게 이곳 서울동물원에만 보유하고 있는 로랜드고릴라는 몸값 또한 수입과정의 마진과 운송비 및 부대비용까지 계산한다면 10억원이 훨씬 넘는다.
고리롱이 숨을 거뒀지만 의료팀은 부인 고리나의 2세 출산에 대한 희망을 얻고자 인공수정을 검토키로 했다. 표피와 골격은 표본 및 박제 처리를 하고 6개월 정도 지나면 일반에 공개해서 장수고릴라 '고리롱'에 대한 넋을 기리고 동물사랑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줄 계획이다. 한편 서울동물원에서는 한 달동안을 고리롱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