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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김성찬 해군총장 "우리 바다 넘보는자 용서치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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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평택 제2함대사령부 내 안보공원에서 엄수된 29일 천안함 46명장병의 합동영결식에서 해군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조사를 읽으며 전우를 잃은 심정을 담아 읽었다. 김총장은 조사를 통해 "살아서 복귀하라는 간절한 명령을 못 들으셨습니까?"라며 전우를 애타게 찾으며 "우리 바다를 넘보는 자 그 누구도 용서치 않겠다"고 각오를 다지도 했다.

김 총장이 조사를 읽어내려가자 유가족들은 물론 영결식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참지 못한 눈물을 닦아내며 46명장병들을 애도했다.

아래는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의 조사 전문이다.
서해의 푸른 바다를 가슴에 품고 잠든 천안함의 46용사들이시여!

고개를 들고 일어나십시오. 여기에 사랑하는 당신의 가족, 생사를 함께 했던 전우들이 와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왜 한마디 말도 없이 누워만 계십니까? 살아서 복귀하라는 간절한 명령을 못 들으셨습니까?
정녕 사랑하는 가족들이 애타게 울부짖는 소리도 돌아오라고 외치는 전우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단 말입니까? 바다로 나간다더니 하늘나라로 영영 가버리신 것입니까? 이렇게 애통해 하는 가족과 전우들만 남기고 돌아오지 않는 그 길을 정녕 가셔야만 합니까?

영령들이시여!

당신들은 그 어느 누구보다도 가장 용맹스런 바다의 전사였습니다. 조국의 안보가 위협받고 국민의 안위가 염려되는 곳마다 언제든 당신들은 그곳에 계셨습니다. 임무가 아무리 위험하고 어려워도 당신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잠들어도 당신들은 늘 깨어 있었습니다. 가족ㆍ친지ㆍ애인과 떨어져 기관실과 조타실, 통신실, 전탐실에서 각자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였습니다.

‘출항!’을 외치던 그대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갑판을 울리던 그대들의 힘찬 발소리가 적을 향해 함포를 겨누던 매서운 눈초리가 아직도 우리들의 눈앞에 선합니다. 그토록 용기와 신념으로 가득 찬 당신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바다는 늘 평온하였으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단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3월 26일 그날도 여느 때처럼 바로 그 바다에서, 파도치는 그 밤바다에서 당신들은 조국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꿈입니까? 생시입니까? 찰나의 순간이 우리를 이렇게 갈라놓다니!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믿기지 않습니다. 모든 게 꿈이었으면 합니다. 악몽이라도 좋으니 꿈이기를 바랍니다.

영령들이시여!

그대 다 피지도 못하고 물젖은 몽우리로 산화하여 구릿빛 육체는 차디찬 바다에 던져졌지만 당신들의 숭고한 애국심과 희생정신은 우리들의 가슴에 생생히 살아 영원할 것입니다. 당신들이 남긴 살신보국의 참군인 정신은 모든 국민이 자자손손 이어 누릴 자유와 번영의 씨앗이 될 것입니다. ‘더 큰 대한민국, 더 안전하고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값진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남아있는 우리는 당신들에게 엄숙히 약속합니다. 이 슬픔, 이 고통을 분연히 딛고 일어나 다시 바다로 나갈 것입니다. 당신들의 혼이 깃든 바로 그 바다로 다시 나아가서 당신들이 못다 한 임무를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더 강한 바다의 전사가 되어 당신들의 뜻을 반드시 이룰 것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조국, 아름다운 우리나라, 소중한 우리바다를 그 누구도 해치지 못하도록 할 것입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물 한 방울이라도 건드리는 자, 우리의 바다를 넘보는 자 그 누구도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3월 26일 백령도에서의 일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결코 용서할 수 없으며 용서해서도 안되며, 잊어서도 안됩니다. 우리 국민들에게 큰 고통을 준 세력들이 그 누구든지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끝까지 찾아내어 더 큰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것입니다.

천안함의 영웅들이시여! 서해바다의 영령들이시여!

조국 대한민국은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당신들에게 영원히 감사할 것입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그대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대들은 영원히 우리들의 가슴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천안함 영령들이시여!

이제 우리는 애통하고 비통한 마음을 가슴에 묻고 당신들을 평온한 하늘의 나라로 보내드리려 합니다. 부디 하늘에서 이 나라, 이 바다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시어 남아 있는 가족, 전우들을 굽어 살피시기 바라며, 부디 부디 편안히 잠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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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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