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디지털 기기의 발전 속도가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확산된 지 얼마 안 돼 '아이패드'까지 등장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스마트폰도 미처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새로 출시된 기기가 생활을 바꿀 것이라는 말에 마음이 흔들린다. 태블릿PC와 넷북, 전자책 등도 연일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얼리어댑터'를 자처하는 이들도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아무리 변화의 속도가 빨라도 여기에 적응하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새로운 휴대용 디지털 기기로 무장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다. 네티즌들은 이들을 '찰나족'이라고 부른다. 이 신조어는 최소 시간 단위로 변해가는 디지털 환경에 발 빠르게 적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거의 '얼리어댑터'와는 또 다른 '디지털 신인류'인 셈이다.
최근의 '찰나족'은 스마트폰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아이패드'의 넓은 화면으로 독서와 웹서핑 정도는 즐겨줘야 한다. 이 또한 언제 바뀔지 모른다. '찰나족'이라는 말에는 빠른 변화에 적응한다는 의미 외에도 디지털 기기의 사용기간이 '찰나'에 불과하다는 의미도 반영돼 있다. '찰나족'들은 새로운 기기가 나오면 남들보다 먼저 이를 사용하는 데 혈안이 된다.
여기서 나온 말이 '업글병'이다. 신제품이 나올때 마다 성능이 더 좋은 제품을 사고 싶은 '찰나족'의 기본자세가 '병'의 수준으로 발전된 경우다. 얼마 전 스마트폰을 장만해 새로운 기능에 흠뻑 빠져 있다가 새로운 버전의 등장에 통장 잔고부터 확인한다면 분명 '업글병'에 걸린 것이다. 벌이가 충분하지 않은데 '업글병'에 걸렸다면 '헝그리어댑터'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디지털 기기를 구매해 잠시 사용한 뒤 팔고, 그 돈으로 새로운 디지털 기기 구매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이들을 말한다.
반면 이 같은 변화에 무심한 사람들도 있다. 아무리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수선을 피워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네티즌들은 이런 사람들을 '슬로비족'이라고 부른다. '천천히 그러나 더 훌륭하게 일하는 사람(Slow but better working people)'을 줄인 말이다.
이들은 정보화시대의 속도 전쟁과 관계없이 자신의 할 일을 해나가는 사람들이다. 변화에 민감한 '찰나족'과 달리 '슬로비족'은 변화를 관망하며 자신의 역할에 매진한다는 얘기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기가 아니다. 비록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지라도 그 변화를 읽는 '철학'이 중요하다고 슬로비족들은 항변한다.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장만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이들이 많지 않은 현실에 '슬로비족'들은 혀를 끌끌 차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슬로비족'만을 고집하다보면 변화의 실체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뒷방 노인'이 되기 십상이다. 찰나족의 기지와 슬로비족의 진중함이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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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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