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골드만삭스를 사기혐의로 기소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월가 대형은행의 장부 조작과 부채 은폐 등의 관행을 뿌리 뽑을 태세다.
20일(현지시간) SEC의 메리 샤피로 위원장은 미 의회 하원금융서비스위원회(HCFS) 청문회에서 이뤄진 증언을 통해 “SEC는 리먼브라더스를 파산으로 이끌었던 회계원칙 위반 행위와 관련, 월가 19개 대형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샤피로 위원장이 말한 ‘리먼브라더스를 파산으로 이끈 회계원칙 위반 행위’란 소위 ‘레포(repo)15’라 불리는 부실은폐 회계방식을 의미한다. 100달러의 돈을 빌리기 위해 105달러 채권을 담보로 제공한 뒤 이를 자산 매각으로 처리, 부채를 숨기는 방식. 만기가 도래하면 다른 레포 거래를 통해 이를 돌려막는 형태로 부채를 회계장부상에서 숨겼다. 리먼은 이런 방법으로 파산 직전까지 부실을 감출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샤피로 위원장은 “SEC는 리먼이 사용했던 부실은폐 회계방식을 자세히 조사하고 19개 대형은행에 공문을 보내 이런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고 덧붙였다.
SEC는 아울러 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부채 규모를 일시적으로 줄이는 은행들의 '꼼수'에 대해서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 3년 전 골드만삭스의 부채담보부증권(CDO) 거래를 문제 삼아 사기혐의로 기소한 데 이어 월가 은행권을 대상으로 전방위 규제 의지를 분명히 한 것.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등 미국 18개 주요 은행들이 지난 5분기 동안 자금조달 규모를 크게 낮춰 보고한 뒤, 다음 분기에 이를 인식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부채규모를 속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행법상 이는 명백한 위법행위는 아니지만 정확한 리스크 평가를 어렵게 해 투자자들을 오도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뉴욕주)은 WSJ의 이같은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샤피로 위원장을 향해 “리먼브라더스에게 일어났던 일들에도 불구하고 규제당국이 아직까지 이를 봐주고 있다는 얘기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샤피로 위원장은 “현재 SEC는 대형은행들로부터 자세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분기 말에 부채를 일시적으로 감추는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새로운 법률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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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청문회는 금융위기의 원인을 밝히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샤피로 위원장은 SEC가 2008년 당시 투자은행들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SEC는 과거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좀 더 효율적인 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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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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