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치뤄지는 이 행사는 밴쿠버만의 특유의 화창한 날씨속에 학생들간에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이 협동심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친구들이나 같은 동아리에 속한 학생들이 친밀함을 높이기도 한다.
본 행사 중 유독 눈에 뛰는 것은 단연 12피트가 넘는 벽 넘기다. 자전거 타기, 수영 등 다른 종목들이 끝나고 학생들이 다 같이 벽 앞에 모여 차례로 벽을 넘는다. 보통 사람 키의 두 배가 되는 높이의 벽을 넘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손목을 잡고 넘는 학생들, 높은 점프 실력을 자랑하며 뛰는 학생들, 미처 수영복을 가릴 겨를이 없어 수영복 차림 그대로 벽을 넘는 학생들 등 별별 사연이 있는 학생들이 벽을 넘어 팀의 성공, 실패를 좌지우지 한다.
이처럼 교내 체육대회를 운동장 제한된 구역에서 진행하지 않고 캠퍼스 곳곳에 있는 큰 길 전용도로에서 진행해 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눈으로 보고 완주의 기쁨을 참여한 팀만이 아닌 다 같이 승리를 만끽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기분이다.
실상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포함한 총 학생 수가 3만7000여명(2009년 기준)에 비하면 불과 6%의 학생들만 참여하는 저조한 참여율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구경하는 학생들을 포함한다면 절반 이상이 본 행사를 참여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느 대학과 마찬가지로 많은 과제량과 잦은 시험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대학생들이지만 'Storm the Wall' 행사때만큼은 숨어 있는 자신의 운동 실력을 발휘한다. 한국에서도 취업전쟁에서 잠시 벗어나 운동을 독려할 수 있게 학교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
글 = 정영한
정리 = 박종서 기자 jspark@asiae.co.kr
◇ 정영한씨는 밴쿠버 조선일보 인턴기자와 학생기자를 지냈다. 자동차, 무역 등에 관심이 많으며 코트라(KOTRA)에서 통역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현재는 UBC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며, UBC Korean Journalism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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