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국민장 3일만에 수사 '정당성' 강조
쇄신요구 여론 외면..비판 고조
정부ㆍ김해시, 식수ㆍ식사 등 추모객 지원도 중단

 
중단됐던 검찰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재개된 가운데 검찰의 행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찰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을 치른 지 3일만에 수사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야당ㆍ시민사회단체 등에서 등에서 뜨겁게 일고 있는 검찰 책임론에 따른 검찰 쇄신 요구 등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검찰의 '국민여론 불감증'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와 김해시는 추모객들에 대한 지원도 중단했다.
 
2일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 1일 임채진 검찰총장 주재로 대검의 부장ㆍ과장 등 간부들과 전체 검사 등 74명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제기되고 있는 검찰 책임론의 대처 방안에 대해 3시간 동안 논의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수사중에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신 점은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사의 당위성과 정당성이 손상되어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검찰은 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관련 나머지 수사도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키로 했다.
 
이는 검찰총장ㆍ법무부 장관 사퇴 및 검찰 쇄신 등에 대한 여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재경 지검 한 검사는 "이번 검찰의 입장 공개에 대해서는 생각해보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며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일부에서는 500만명이 조문했다고도 하는데 여론 등 국민정서를 좀 더 감안했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검찰의 정당성 입장 발표는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정치보복에 의한 타살로까지 주장하고 싶지는 않지만 수사와 관련된 여러 상황들이 그분을 스스로 목숨을 버리도록 몰아간 측면은 분명히 있으니 타살적 요소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제 막 장례를 치른 상황에서 검찰이 수사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 역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정치보복이 초래한 억울한 죽음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는 진실"이라며 "검찰만이 본인의 과오에 대해 시인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행정안전부, 경상남도, 김해시는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끝나자마자 봉하마을을 찾는 추모객을 위해 제공했던 식사ㆍ식수ㆍ셔틀버스ㆍ국화ㆍ빵ㆍ우유 등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추모객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물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자원봉사자들은 자비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한편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구속집행정지로 지난달 23일 일시 석방된 노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는 지난 1일 오후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건평씨는 봉하마을 자택을 나서면서 "장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너를 옆에서 끝까지 지켜주지 못하고 떠나는 형을 용서해 달라"며 울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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