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의 공식 만남 불구 입장차만 재확인
노동부와 민주노총이 1년여 만에 공식적인 만남을 가졌지만 그 의미와 성과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13일 당선 인사차 과천청사를 임성규 신임 민주노총 위원장 등과 상견례를 갖고 비정규직법 개정 문제 등 노동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러나 축하인사와 덕담, 당부의 말 등이 오가는 통상적인 상견례와는 달리,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초반부터 노동계 현안에 대한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사뭇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게다가 이날 만남의 유일한 성과로 내세운 '대화 재개 합의'마저 구체성이 떨어지는 원론적 의미에 그친 것이어서 그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임 위원장은 이날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언론 취재를 위해 마련된 차담(茶談) 자리에서부터 정부의 비정규직 개정 방침 등을 겨냥, "비정규직법을 개악(改惡)하는 게 과연 노동자를 위한 노동부인가. 이해하려 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너무 비판만 하지 말고 정부 입장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던 이 장관 또한 임 위원장의 연이은 '공격성' 발언에 "지난 1년 동안 민주노총이 정부와 노동부를 향해 '친(親)기업' '반(反)노동'이라고 일방적으로 규탄, 매도해왔는데 정말 섭섭하다"며 유감을 표시하는 등 낯빛을 바꿨다.
이후 1시간20분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대화에서도 두 사람은 최저임금법 개정과 화물차 운전자의 노조 설립 문제 등 현안을 놓고 '충돌'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양측 인사들은 "앞으로 적극적인 대화,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해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이날 만남에 의미 부여했으나, 이마저도 방식과 성격 등에 있어 구체성을 담보하지 못한 것이었다.
일단 노동부는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민주노총 또한 한국노총과 마찬가지로 노사정위원회나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 등을 통해 노정(勞政) 간 대화에 참여해달라는 입장.
그러나 민주노총은 앞서 임 위원장은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노사정위와 같은) 사회적 대화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정부와 독자적으로 교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듯이 정부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해나가겠다는 자세다.
기본적으로 서로 간의 소통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얘기다.
때문에 겉으론 노동부와 민주노총이 박수를 치면서 첫 만남을 마무리했지만, 앞으로 양측이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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