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일자리센터서 구직활동…지금은 직업상담가로 출근
1㎡ 남짓한 사무공간이지만 컴퓨터 하나 놓고 1500명의 구직자와 110개의 구인업체를 관리하며 하루 평균 20~30명의 방문상담을 해준다. 상담을 해주는 와중에도 전화벨소리는 끊이질 않는다.
그는 “눈이 좋지 않은데 하루 종일 컴퓨터를 봐야하는 일이라 퇴근길에는 눈을 감고 가야한다”고 말하는 등 푸념 섞인 말을 하고 있지만 목소리는 일하는 기쁨으로 명랑했다.
50을 훌쩍 넘긴 조 씨는 몇 년 전만해도 일자리센터 창구 밖의 구직자였다. 지난 2009년 갑작스레 가정적 위기가 닥치면서 취업전선에 뛰어들게 됐지만 전업주부였던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영업일을 하던 중 지인에게 직업상담사가 유망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험공부를 시작해 1년 만에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이에 심리상담, 노동법 등 쉽지 않은 수험과목은 큰 부담이었다.
조씨는 “수험생 시절, 암기를 위해 갈아치운 볼펜이 50개”라며 “다시 공부하라면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근무성적이 좋을 경우 5년 간 근무가 가능해 앞으로 60세까지는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합격통보를 받은 날, 잠이 오질 않았다. 85세 어머니가 제 앞날을 걱정하고 있던 터였다. 정말 꿈만 같았다. 나처럼 취업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보탬이 되는 직업상담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고 말했다.
지난 17일 그는 마포구청에서 마포구 일자리센터에 등록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젊지 않은 나이에 취업의 문을 뚫은 그녀의 노하우는 구직자들의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특히 40~50대 취업희망자들에게 이런 말을 들려줬다.
그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 대부분 어려운 상황을 감추려고 하는데, 오히려 드러내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얼마나 굳은 의지와 성실한 자세로 단점을 딛고 일어났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자신처럼 나이가 많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취업됐을 때 직업상담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조씨. “일자리가 절실하다구요? 일자리는 항상 있습니다. 직종 가리지 말고, 조건 따지지 말고 부딪혀 보세요”라고....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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