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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베'vs'펀쿨섹좌'… 日자민당 총재 선거 열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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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4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막판 선거 운동이 한창이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사임 선언으로 1년 만에 총재 선거가 다시 치러지는 가운데 차기 일본 권력을 쥐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현재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간 양강 구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내달 4일 선거… 다카이치-고이즈미 양강 구도

일본은 의원내각제로 다수당 총재가 총리로서 국정을 이끈다.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여소야대 형세지만 야권이 분열돼있어 새 자민당 총재가 신임 총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자민당 소속 의원 295명이 1인 1표씩 행사하고,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를 의원 표와 동일하게 295표로 환산해 합산한다. 총 590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득표하면 당선되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2명으로 결선 투표에 들어간다. 결선 투표에선 의원 표 295표에 지방 조직 47곳의 표를 반영한다. 결선 투표까지 가게 되면 의원들의 표심이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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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지지 업은 고이즈미… 당원은 다카이치

이번 선거는 한국에서 '펀쿨섹좌'로 알려진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 간 경쟁 구도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당선되면 최연소 자민당 총재이자 전후 최연소 총리,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 당선 시엔 첫 여성 자민당 총재이자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한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2위,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3위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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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올해로 64세인 우익 강경파 정치인이다. 개헌과 아베노믹스 등 아베 신조 전 총리 정치 노선을 계승한다. 남성 세습 정치인들이 주류인 자민당에서 평범한 중산층 출신의 여성 비세습 정치인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대학을 졸업하고 마쓰시타 정경숙을 거쳐 1993년 중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됐다.


다만 이전부터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왔고, 총리로 취임하더라도 이를 지속하겠다고 공언해 총리에 오르게 될 경우 한국, 중국 등 이웃 국가와의 마찰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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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44세 남성 세습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정반대다. 2007년 아버지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2009년 아버지 지역구를 물려받아 당선됐으며 일찍부터 차기 총리감으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젊고 준수한 외모로 참신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경험 부족 우려가 뒤따른다. 상대적으로 개혁 성향을 보이지만 매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왔다.


2019년 환경상 시절 "기후 변화 같은 문제는 즐겁고(fun), 멋지고(cool), 섹시(sexy)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황당한 발언을 해 한국에는 '펀쿨섹좌'라는 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야시 관방장관, 모테기 전 자민당 간사장 등도 입후보

이 외에도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64),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50),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69) 등이 입후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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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스코어는 의원 지지도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 당원 지지도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더 높다. 산케이신문은 자민당 국회의원 동향을 조사한 결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을 지지하기로 한 의원 표는 전체 295표 중 약 30%라고 28일 밝혔다. 이어 '다크호스'로 꼽히는 하야시 관방장관 지지가 약 20%,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 지지가 10여%로 파악됐다.


지지통신이 지난 25일까지 자민당 의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295명 가운데 60~70명이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을, 40명 이하가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을 지지했다. 하야시 관방장관 지지 의원은 50명대로 나타나 산케이신문 조사와 비슷하다.


앞서 지난 23~24일 니혼TV(닛테레)가 자민당 당원·당우 1108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다카이치 의원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이즈미 의원(28%)과 하야시 의원(17%)으로 나타났다.


산케이는 이러한 판세로 볼 때 이번 총재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9월 총재 선거 때도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 의원이 1위에 올랐으나 과반에 미치지 못해 2위인 이시바 총리와 결선 투표를 치렀다.


"외국인이 사슴 걷어찼다"… 더 오른쪽으로 가는 日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는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우경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민당 내에서 비교적 온건한 역사 인식을 가진 이시바 총리와 달리 양강 후보인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 모두 야스쿠니 신사를 매년 참배한 이력이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극우 성향 신생 정당 참정당이 '일본인 퍼스트' 구호를 내세워 약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자민당 지지층 중 보수 성향의 표심이 참정당으로 향했다는 분석이 나오며 위기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후보들이 발표한 공약은 참정당의 인기를 의식한 것처럼 보인다. 대표적으로 외국인 문제 관련 정책이다. 지난해 선거에선 주요 정책이 아니었으나 이번 선거에선 앞다퉈 외국인 범법 문제, 이민 제한 등 정책을 꺼내 들었다.


이에 편승해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지난 23일 소견 발표 연설회에서 외국인 관련 정책을 설명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 나라현의 명물인 사슴을 발로 걷어찼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다음 날 열린 일본 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이 같은 발언의 근거를 묻자 "나름대로 확인을 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나라현 당국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사슴 폭행은 확인이 되지 않았다.


또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에 개혁적 제도인 선택적 부부 별성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던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올해는 보수 표심을 의식한 듯 이에 대해 언급을 자제해 후퇴한 모습을 보인다.


독도 등 한국과 역사 문제 갈등은 더 깊어질 가능성

현재까지 후보들의 한일 관계에 대한 언급은 전반적으로 이시바 내각의 연장선에 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물론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도 한국, 미국, 필리핀 등 주요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다만 역사 문제 갈등 우려는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양강 후보 모두 현시점에선 이웃 국가와의 관계와 중도층 표심을 의식한 듯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의향을 묻자 "적절히 판단하겠다"는 모호한 답변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당선 이후에도 이 같은 태도가 지속되리라 보기는 어렵다. 일부 자민당 의원들은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인해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 당선 시 한국, 중국과 외교 갈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지난 27일 시마네현의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에서 정부 참가자를 장관으로 격상해야 한다며 다케시마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했다.


한편 차기 일본 총리 앞에는 5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과제가 놓여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0월 말 6년 만에 일본 방문을 타진하는 가운데 일본 기업의 무역 투자와 방위비 부담 확대 등이 회담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지난 28일 토론에서 미국과 재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당선 후 파장을 예고했다. 그는 "운용 과정에서 만일 국익을 해치는 불평등한 부분이 나오면 확실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이번 합의가 그렇게까지 불평등하지는 않다는 인식"이라고 하는 등 다른 후보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시바 총리 사임 의향 발표가 무역 합의 이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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