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부 도로 한때 통행 중단…출·퇴근길은 '지옥'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117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도로 곳곳이 통제되는가 하면 일선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경기도 용인(처인구 백암면) 47.5㎝, 수원 43.0㎝, 군포(금정동) 42.4㎝, 서울 관악구 41.2㎝, 경기 안양(만안구) 40.7㎝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 성인 무릎 높이만큼의 눈이 쌓였다. 이날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1~3㎝의 강하고 무거운 눈이 예보됐다. 제주도 산지와 충북 지역에는 최대 15㎝의 폭설이 예상된다. 특히 서울과 인천에는 대설경보가, 경기북부와 중부내륙지방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이번에 내린 눈과 같은 습설은 건설보다 2~3배 무거운데, 통상 100㎡(약 30.25평) 면적에 50㎝가 쌓이면 무게가 5t가량 된다. 이미 많은 눈이 쌓인 상태에서 계속 눈이 내리고 있는 데다가 기온이 낮아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붕괴 사고 등의 피해에도 각별히 대비해야 한다.
한편 거주 및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경기에 집중적으로 눈이 내리면서 출·퇴근길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서울시는 이날 출근길에 와룡공원로, 북악산길, 인왕산길, 삼청터널, 서달로, 흑석로 등 6곳의 도로 통행을 중단했다. 해당 구간에서는 도로변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 이유로 제거 작업이 진행됐다.
경기지역 일선 학교에선 휴교나 등교 시간 조정 등의 조처도 내려졌다. 경기도교육청은 기록적 폭설에 관내 유·초·중·고교 4700여곳에 휴교령을 적극 권유했다. 재해에 따른 휴교령은 학교장 재량으로 가능하다. 특히 용인지역 등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에게 e알리미를 통해 휴교 사실과 함께 돌봄과 방과후교실 모두 운영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오전 일선 학교에 보내는 긴급 공문을 통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특수학교, 각종학교 등 경기도 관내 모든 각급학교 학교장님들께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사고 발생 및 사상자 발생 방지를 위해 금일 휴업을 적극 권고한다”고 전했다.
많은 눈으로 경기지역 일대에서는 마을회관 등으로 주민이 대피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36세대 56명이 임시주거시설, 친인척의 집 등에서 머물러야 했다. 대설로 인해 안전 조치나 구조 등 소방 활동은 총 1280건 발생했다.
도로·항공·바닷길까지 '꽁꽁'…제설제 7만t 썼다
서울에 117년 만에 11월 가장 많은 눈이 쌓이는 등 역대급 '첫눈'에 교통을 중심으로 시민의 피해가 컸다. 지자체는 버스·지하철을 증회 운행하고 있지만, 쌓인 눈으로 열차가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거주 및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경기에 눈이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출·퇴근길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수인분당선 양방향 열차가 일부 지연 운행됐다. 선로 및 차량기지에 있는 전동열차에 눈이 쌓이면서 제설 작업을 진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막혔다. 인천~백령을 오가는 항로 등 76개 항로 99척의 여객선이 통제됐고, 93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지자체와 한국철도공사는 버스·열차 증회에 나섰다. 서울시는 전날부터 출·퇴근 시간 집중 배차시간을 30분씩 연장해 대중교통을 증회 운행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수도권 전철을 추가 운행하기로 했다. 1호선 6회, 경의중앙선 2회, 경춘선 1회, 경강선 1회 등 총 10회다.
많은 눈으로 경기 일대에서는 마을회관 등으로 주민이 대피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36세대 56명이 임시주거시설, 친인척의 집 등에서 머물러야 했다. 대설로 인해 안전 조치나 구조 등 소방 활동은 총 1280건 발생했다.
26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전국 도로에 살포된 제설제는 7만1639t에 달했다. 인력 1만4937명, 장비 6900대가 제설 작업에 투입됐다. 행안부와 지자체 등은 재난문자를 통해 "야외 활동과 차량 운행을 자제하고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기에 물도 끊겨…마포·용인·화성 피해 속출
28일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정전과 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께 서울 일부 지역에서 정전 피해가 보고됐다. 마포구 염리동, 공덕동, 성산동 일대에 정전이 발생해 총 750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으며 오전 8시20분께 기준 68가구가 아직 정전된 상태다.
경기 지역에서도 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이날 오전 2시께 화성시 봉담읍 내리 일대와 오전 4시께 서신면 홍범리 일대에서도 정전이 발생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또한 용인 기흥구 서천동에서도 오전 7시께 아파트 2곳에서 정전이 발생해 1200여 세대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폭설로 인해 전신주나 전선에 문제가 생겨 정전이 발생한 곳들이 있다"며 "폭설에 인력과 장비 진입이 제한적이어서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정전 원인과 정확한 피해 가구 수를 집계하면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마포구 창전동에선 폭설에 따른 단수 피해도 발생했다. 서울시 아리수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7시30분께 마포구 창전동 일대 270가구에 수도 공급이 끊겼다. 대설로 나무가 쓰러져 배수지로 연결되는 전기선이 끊어졌고 이에 따른 단전으로 단수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복구 작업은 완료된 상태다.
전날에 이어 간밤에 또다시 폭설이 내리면서 수도권에 최대 40㎝ 넘는 눈이 쌓였다. 28일 오전 8시 기준 적설을 보면 경기 용인(처인구 백암면) 47.5㎝, 수원 43.0㎝, 군포(금정동) 42.4㎝, 서울 관악구 41.2㎝, 경기 안양(만안구) 40.7㎝ 등이다. 수원은 11월뿐 아니라 겨울을 통틀어 1964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지금이 가장 많은 눈이 쌓인 상태다. 수원은 전날 이미 30㎝가량 눈이 쌓인 상태에서 밤사이 눈이 더 쏟아지면서 적설이 40㎝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