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5·18 사적지 '옛 적십자병원' 개방

내달 3~31일 응급실·중앙현관 등 일시 공개
한강 '소년이 온다' 배경지…관광 콘텐츠화
기념 전시회도…오후엔 오월 해설사가 안내
헌혈장면·부상자 치료 모습 등 담은 전시회도

옛 적십자병원 건물. 광주시 제공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자 5·18 사적지인 '옛 광주적십자병원'이 개방돼 지역특화 관광상품인 '소년의 길'과 연계한 역사문화관광 콘텐츠로 확장된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제45주년을 맞아 5·18 사적지 제11호인 '옛 광주적십자병원'을 오는 5월 3~31일 일시 개방한다. 지난 2014년 폐쇄된 이후 11년 만이다.

개방 구간은 관람객 안전과 관람 효율을 고려해 ▲전면 주차장 ▲응급실 ▲1층 복도 ▲중앙현관 ▲뒷마당 등이며,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10~오후 5시까지다. 오후 1시 30분 이후에는 5·18기념재단의 '오월 해설사'가 상주해 관람객들에게 무료 해설을 제공한다.

'옛 광주적십자병원'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부상자 치료와 자발적 헌혈이 이어졌던 역사적 장소다. 1996년부터 서남대학교병원으로 운영되다가 2014년 폐쇄됐다. 시는 사적지 보존을 위해 지난 2020년 7월 매입해 관리 중이며, 관련 단체와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팀(TF)을 통해 보존·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시는 '2025 광주 방문의 해'를 맞아 5·18 사적지라는 역사성을 시민과 방문객에게 널리 알려 역사문화관광 콘텐츠로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배경지 중 하나인 점을 부각, 광주관광공사 특화관광상품인 '소년의 길'과 5·18기념재단의 '오월길' 해설 프로그램을 연계할 방침이다.

옛 적십자병원 개방기념 전시회 포스터. 광주시 제공

적십자병원 개방 기념 전시회도 개최된다. 전시는 '멈춘 공간의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5월 3~31일 한 달가량 진행된다. 전시에는 5·18 당시 헌혈 장면과 부상자 치료 모습을 담은 사진, 병원 역사, 관계자 증언이 담긴 영상자료 등이 선보인다. 또 역사적 공간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 활용 방안을 탐색하는 체험형 콘텐츠도 만날 수 있다.

시는 개방행사 종료 후 관람객 반응과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유휴공간의 지속 활용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단체·전문가·시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관련 건물과 부지 전체에 대한 중장기 활용계획을 마련하고, 국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박용수 민주인권평화국장은 "5·18 사적지를 통해 민주화운동 역사를 시민과 공유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며 "이번 전시가 기억과 공감, 참여를 이끄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강성수 기자 soosta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