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들 여가부 장관 임명날 "폐지 공약 철회하라"

'여항사', 10일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 기자회견
김현숙 후보자 "부처 개편 시기, 예단 어려워"

'여성가족부 폐지공약에 항의하는 사람들'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철폐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의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나연 인턴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수석 출신인 당선인 정책특보 김현숙 전 의원을 발탁한 가운데 윤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반발하는 여성들이 "폐지 철회"를 요구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항의하는 사람들(여항사)'는 10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여성혐오를 위해 만들어진 '여가부 폐지 공약'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여항사는 20, 30대 여성들이 윤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반발해 결성한 단체로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남초(男超)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여가부 관련 왜곡 정보와 근거 없는 여성혐오가 유통됐다"며 "이것이 정치인들 손에 의해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탈바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여가부 폐지 이후 어떤 부처를 어떻게 신설할 것인지, 어떤 부처에 어떤 일을 이관해야 효과적이고 효율적일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자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어떤 구체적 방안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여가부 폐지 공약은 그저 여성혐오를 스포츠처럼 즐기는 2030 남성들에게 호응을 얻고자 보여주기 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윤 당선인과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그리고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 이용자들은 여가부에 대한 몰이해와 여성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만으로 여가부를 흔들지 말라. 우리에게는 여전히 여성가족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아울러 “윤 당선인은 여가부 폐지 공약을 철회하고, 2500만 여성들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하라”고 덧붙였다.

정부서울청사 여성가족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이날 윤 당선인은 직접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김현숙 전 의원을 내정한다고 발표했다.

김현숙 후보자는 '여가부 폐지' 시점과 관련해 "부처가 언제 개편될지는 지금 예단하기 어렵다"며 "가족 문제의 경우도 아시다시피 1인 가구도 있고 굉장히 다양한 가구가 있으니까 새로운 시대에 맞게 만들어 가면서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고 야당과 화합하고 미래를 열 수 있는 새로운 부처로 갈 수 있도록 충분한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전했다.

김나연 인턴기자 letter9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