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땅주인이라도 공공도로 철거·인도 요구는 권리남용"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통행로가 자신의 토지에 있다고 해도 소유주가 지방자치단체에 철거나 인도를 요구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대법원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토지 소유주 A씨가 김천시를 상대로 낸 토지인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2014년 A씨는 김천시 일대 약 6만㎡의 임야를 임의경매로 매수했다. 하지만 해당 부지에는 인근 사찰의 승려와 신도, 탐방객, 주민 등이 이용하는 통행로가 있었다. 30~40여년 전 김천시가 농어촌도로로 지정해 시멘트 포장을 한 뒤 관리해 온 도로였다.
이에 A씨는 해당 도로를 철거 또는 인도하라며 김천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김천시가 해당 토지를 법적 근거 없이 점유하고 있다"며 원고 승소 취지로 판결했다. 그러면서 김천시에 도로를 철거하고, 그 자리의 토지를 A씨에게 인도하라고 명령했다.
2심도 이 같은 판단이 옳다고 봤다. 당시 재판부는 "해당 도로가 법정도로로 지정돼 김천시가 이를 관리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점유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반면 대법원은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했다. 재판부는 "해당 도로는 오래전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됐고 김천시가 농어촌도로정비법상 농어촌도로로 지정해 30년 이상 관리하며 일반 공중이 통행하게 된 공로(公路)에 해당한다"며 "이를 알면서도 A씨가 도로의 철거 및 인도를 구하는 것은 권리남용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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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누구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공로를 통행할 자유가 있고, 제3자가 특정인의 통행을 방해하면 민법상 불법행위"라며 "원심은 공로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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